‘그 날에 예수께서 집에서 나가 사 바닷가에 앉으시매 큰 무리가 그에게로 모여 들거늘 예수께서 배에 올라가 앉으시고 온 무리는 해변에 섰더니 예수께서 비유로 여러 가지를 저희에게 말씀하여 가라사대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 뿌릴 쌔 더러는 길 가에 떨어지매 새들이 와서 먹어버렸고 더러는 흙이 얇은 돌밭에 떨어지매 흙이 깊지 아니하므로 곧 싹이 나오나 해가 돋은 후에 타져서 뿌리가 없으므로 말랐고 더러는 가시떨기 위에 떨어지매 가시가 자라서 기운을 막았고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혹 백배, 혹 육십 배, 혹 삼십 배의 결실을 하였느니라.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하시니라..’
* 비유 比喩
예수님이 친히 육성肉聲으로 우리들에게 들려주신 천국에 관한 비유比喩 이다. 예수님은 본장에서 일곱 가지 비유를 사용하시어 천국에 관하여 우리에게 알려주시기를 원하고 계신다. 비유-παραβολή 파라볼레-는 ‘옆자리에’ ‘곁으로’...하는 의미를 지닌 전치사 παρα 와 ‘던지다’의 동사 βαλλω-바로-가 합성하여 만들어 진 단어이다. 따라서 이 말은 한 사물과 다른 한 사물을 비교하기 쉽도록 나란히 배열한다는 뜻이다.
어떤 사상이나 감정 또는 진리를 직접 드러내지 않고 이와 유사성이 있는 어떤 상황이나 사물을 빗대어 표현하는 일종의 수사학적인 기법이다. 예수님의 비유는 진리를 이야기 형식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예수님 비유에 대한 가장 소박한 정의를 내린다면 ‘하늘나라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땅의 이야기’이다.
영적인 세계인 하나님의 나라에 대하여 땅에 속해 있는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이해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나님의 나라와 같이 추상적인 이념을 파악하고 이해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사물을 바라 볼 때 이해를 쉽게 하는 것이다. 어떤 추상적인 이념이 이해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형식을 취해야 되며 하나의 인격으로 형태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비유가 가지고 있는 위대한 본질은 모든 사람이 듣고 이해 할 수 있도록 진리를 하나의 사실寫實로 바꾸어 만드는 것이다.
성경독자가 본장의 예수님의 비유를 읽을 때 명심하고 놓이지 않아야 될 것은, 예수님이 이 비유를 이야기로 한 것이지 글로 읽혀지도록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예수님의 비유는 해석서解釋書나 사전事典 같은 것으로 오랜 시간동안 연구를 요하는 것이 아니라, 이 이야기를 듣는 자가 즉시 깨닫고 반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어두움속의 조명照明 같은 역할로 들려주신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이야기를 읽는 성경독자는 팔레스타인의 생활배경을 가진 사람이 이 비유가 처음 귀에 들려졌을 때 부딪쳤던 것과 꼭 같이 우리들에게도 부딪쳐 올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 비유는 듣는 순간 하나님의 나라의 진리를 깨닫기 위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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