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 뿌릴 쌔 더러는 길 가에 떨어지매 새들이 와서 먹어버렸고 더러는 흙이 얇은 돌밭에 떨어지매 흙이 깊지 아니하므로 곧 싹이 나오나 해가 돋은 후에 타져서 뿌리가 없으므로 말랐고 더러는 가시떨기 위에 떨어지매 가시가 자라서 기운을 막았고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혹 백배, 혹 육십 배, 혹 삼십 배의 결실을 하였느니라.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하시니라..’
* 씨 뿌리는 비유
씨를 뿌리는 일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예수님이 비유 속에 말씀하신 씨 뿌리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예수님이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이라는 농촌이 배경이 되어있었던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팔레스타인에서 씨를 뿌리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1) 첫째는 사람이 씨를 손으로 한웅 큼 쥐고는 밭을 오르내리면서 씨를 흩어 널리 멀리 뿌리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은 밭의 규모가 작을 때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때 농부의 손에 들려진 씨는 바람을 타고 날려서 뿌리는 자가 의도하지 않는 곳에 가서 떨어지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 더러는 밭 밖으로 날려가서 길에나, 가시덤불, 또는 돌밭에 떨어지기도 한다.
(2) 두 번째 방법은 흔히 쓰이는 것으로 노새의 등에 씨앗자루를 실리고 자루 두 귀퉁이에 작은 구멍을 내어 노새가 걸어 다니는 동안 씨앗이 밭에 흘러 내기게 하는데...이럴 경우에는 노새가 길을 건너 다른 밭으로 간다든지 또는 생각이 부족한 노새가 쓸모없는 돌밭이나 심지어는 가시덤불을 지날 때에도 노새 등의 씨앗은 계속 흘러내리므로 그 씨앗이 길에 떨어지기도 하고 흙이 얕은 돌밭에도 뿌려지기도 한다. 심지어는 가시덤불 속에도 씨앗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뿌려진 씨앗들은 각각 그 뿌려진 곳의 상태에 따라 싹이 나고 자라고 열매 맺는 결실이 다르게 나타나게 되는 것이 분명해 진다.
예수님이 이 비유를 이야기 하실 때는.. 말씀과 믿음의 결실에 대한 것을 교훈하시고자 하는 의도가 확실하다. 여기서 씨앗은 천국의 복음의 말씀이다. 씨를 뿌리는 자는 예수님 자신을 비롯하여 복음을 설교하고 전하는 전도자들을 가리킨다. 밭은 그 말씀을 듣는 청중의 마음상태를 설명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이 예수님의 씨 뿌리는 비유이야기를 마태복음 13:1-9절까지만 읽으면 이 비유가 의미하는 뜻이 무엇인지를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어도 정확하게는 파악하기가 곤란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마태보음 13:18-23절에서 친절하게도 예수님이 의도하신 비유의 교훈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성경독자는 씨 뿌리는 비유이야기에 대한 주님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행운을 만나게 된다. 달리 더 해석을 필요로 하지 않는 비유의 교훈을 예수님의 말씀 그대로 우리는 받아 드려야 한다. 그러면 이 비유에서 경고를 받는 청중들은 누구인가?
(1) 마음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사람이 있다. ‘더러는 길가에 떨어지매..’(3절) 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길가’는 밭과 밭 사이에 난 좁은 길을 말한다. 그런데 이 길은 사람들이 워낙 많이 왕래하여서 이미 딱딱하게 굳어 져 있는 길이다. 때문에 이곳에 씨앗이 뿌려졌을 경우에는 결코 씨앗이 뿌리를 내릴 수 없게 된다. 마음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천국의 복음을 받아드리기를 처음부터 거부하는 사람의 마음을 말한다.
사람의 마음 문을 걸어 잠그게 하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편견이다. 편견은 자기가 보기를 원치 않는 모든 것에 대하여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장님이 되게 한다. 주로 교만이 편견을 만들어 낸다. 교만은 누구의 가르침에도 배울 자세를 갖지 아니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에는 하나님나라에 대한 복음까지도 거부하는 불행한 일이 일어난다.
(2) 흙이 얕은 돌밭과 같은 마음을 소유한 자이다. 팔레스타인의 땅들은 대부분이 암석으로 된 고지대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곳에 밭을 일굴 경우에는 흙이 얕은 밭이 된다. 이렇게 흙의 두께가 얕은 밭에 씨앗이 뿌려지면 바위의 온기로 싹은 속히 나지만 뿌리를 흙속에 깊이 내릴 수 없기 때문에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햇볕이 강하게 내려쬐면 그 싹은 곧 시들고 말게 된다.
따라서 돌밭으로 비유된 사람의 마음은 천국의 복음을 단순하고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자들을 가리킨다. ‘흙이 얕은 돌밭’은 겉으로는 복음을 받아들이기에는 부드러우나 속은 아직 채 깨어지지 않은 완악한 마음 상태를 가리킨다. 어떤 사람들은 말이 떨어지자마자 거기에 감격하기를 잘 한다. 열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그 분위기에 잘 휩쓸리지만, 그러나 그것은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금방 시들어 버린다. 하나님의 복음을 감정으로 받아서는 안 된다. 정열은 시간이 지나거나 일이 어렵게 되는 경우에는 그것을 포기 하고 그 정열이 시들어 버리게 된다.
(3) 세상의 것에 너무 많은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중요한 것을 놓이는 마음이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세월이 지날수록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변화되어 가고, 사람들의 생활 또한 더 분주해져 가는 것이 사실이다. 생각으로는 신앙의 성숙을 원하지만 몸과 마음은 세상으로 인하여 혼란되어 있다. 어떤 그리스도인은 너무나 분주한 나머지 신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기도하는 것마저 시간을 내지 못하고 만다. 어떤 사람은 세상의 것으로 그 마음이 가득 차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읽거나 묵상하는 일마저 잊어버리게 된다. ‘세상의 염려와 재리의 유혹..’(마13:22)이 그 사람의 하나님을 바라보는 눈을 가로막아 버려서 영성이 사라져 버린 상태가 되어 영혼이 어두운 밤과 같이 되는 것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염려’-μέρμνα 메립나- 라는 단어는 ‘마음이 나뉘다’ ‘분열되다.’ 라는 뜻으로 마음과 생각이 하나로 집중되어 있지 못하고 분리되고 흩으러 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만약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염려와 현세의 직면하는 세상적인 것들로 인하여 그의 마음이 하나님께로 집중되지 못한다고 하면, 구원의 복음의 씨앗이 그 마음의 밭에 떨어져도 결국은 결실을 하는 데까지는 실패하고 말 것이 자명하다. 우리는 일상의 생활에서 그리스도를 제일로 하는 생활이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의 마음을 매우 주의 깊게 다스리지 않으면 안 된다.
(4) 옥토와 같은 좋은 마음이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기쁨으로 받고, 그 말씀을 듣고 깨달아 순종으로 실천하는 데까지 나아가는 사람의 마음 상태를 가리켜.. 예수님은 옥토와 같은 마음이라고 표현하신 것이다. 이런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의 햇빛과 비를 받아 무르익은 들판의 곡식처럼 말씀이 그 마음 가운데 깊이 뿌리를 내려 복음이 자라서 열매를 맺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은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이 있게 된다고 예수님은 강조하셨는데...어떻게 좋은 땅에 뿌려진 씨앗이 생산의 차이가 나는 지를 예수님은 설명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세한 것은 우리도 알 수 없거니와, 아마도 그 차이는 하나님이 각 사람에게 주시는 은사의 다양성과 복음을 받아 드린 각 개인의 기질과 능력차이로 인한 것이라고 이해해야 옳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결실이라도 그 자체는 좋은 땅으로 인정받는 일에는 차이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대체적으로 사람이 하나님의 복음의 말씀을 받아드리는 데는 네 가지 단계가 있다고 본다. ① 마음이 개방되어 있어야 하는 단계이다. 그런 사람은 언제나 배우기를 즐거워한다. ②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단계이다. 자신은 이미 그것을 알고 있다고 하는 자는 말씀을 듣는 일을 거부하게 된다. ③ 이해력이 있어야 한다. 그 말씀이 자신에게는 무엇을 의미 하는지를 알고 스스로 받아 드리는 자세이다. ④ 그 들은 말씀을 행동으로 옳기는 단계이다. 이러한 네 단계가 스스로의 마음을 옥토로 만드는 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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