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이 예수께 나아와 가로되 어찌하여 저희에게 비유로 말씀하시나이까. 대답하여 가라사대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저희에게는 아니 되었나니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게 되되 무릇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 그러므로 내가 저희에게 비유로 말하기는 저희가 보아도 보지 못하며 들어도 듣지 못하며 깨닫지 못함이니라. 이사야의 예언이 저희에게 이루었으니 일렀으되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이 백성들의 마음이 완악하여져서 그 귀는 듣기에 둔하고 눈은 감았으니 이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달아 돌이켜 내게 고침을 받을까 두려워함이라 하였느니라. 그러나 너희 눈은 봄으로, 너희 귀는 들음으로 복이 있도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많은 선지자와 의인이 너희 보는 것들을 보고자 하여도 보지 못하였고 너희 듣는 것들을 듣고자 하여도 듣지 못하였느니라..’
* 천국의 비밀
예수님은 천국에 대하여 말씀하실 때 주로 비유로 말씀하시기를 즐겨 하셨다. 사실에 있었어도 제자들 자신들도 그 비유에 나타난 천국에 대한 가르침을 온전히 깨닫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그들은...‘어찌하여 저희에게 비유로 말씀하시나이까?’...라고 물었으나 사실에 있어서 그 물음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들에 대한 것이었다.
주님은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들에게는 허락되었으나 저희에게는 아니 되었나니..‘(2절) 라고 하셨는데...그렇다면 천국의 비밀은 어떤 사람에게 어떻게 알려지는가?. 세상에 속한 사람들은 예수님이 가르치는 천국의 비밀에 대하여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천국의 비밀들은 가르쳐지는 것이 아니라 계시啓示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위대한 사실은 -진리는 안에 들어와서야 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기독교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은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인 만남이 있은 후에만 가능하다. 그래서 주님은 제자들에게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은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세상 사람들에게는 아니 되었다고 하시는 것이다.
‘천국의 비밀’-여기서 ‘비밀’-μυστήριον-뮈스테리온-은 ‘닫다’ ‘덮어두다’의 뜻인 μυέω-뮈에오-에서 유래한 말로 히브리어 דוס-소드-의 의미와 동일한 단어인데, 이것은 ‘하늘의 회의’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하늘의 비밀’이라는 뜻은 ‘하나님의 계획’ 또는 ‘하나님의 뜻’을 가리키는 말로...‘천국의 비밀’이란 결국 천국에 관한 하나님의 뜻은 감추어져 있어서 인간은 아무도 스스로 천국에 대하여 알 수 없으며 하나님께서 그 감 추인 것은 보이 실 때만 알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바울사도는 좀더 ‘하늘의 비밀’의 뜻을 더 넓게 이해하고 있는데 ① 이방인에게 복음이 전파되는 것(엡3:3,4,9, 골1:26,) ② 유대인의 회심(롬11:25), ③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관계(엡5:32), ④ 성도의 부활과 변화(고전15:51)...등과 같은 것을 ‘하나님의 비밀’ 이라고 설명하였다.
예수님은 하나님나라와 관련한 이런 일련의 하나님의 뜻과 계획에 대하여 ‘천국의 비밀’(11절) 이라고 말씀하시며...이것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에게는 알려지는 것이 허락이 되어 있지만...저희들-그리스도 밖에 있는 세상 사람들에게는 결단코 ‘그 비밀’이 허락되어 있지 않다고 말씀하신다.
* 복 있는 눈과 귀
이 부분은 복음서 중에서 이해하기가 난해한 것들 중에 하나이다. 각 복음서에서 서로 다르게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 그것을 증거 한다. 마가복음서가 사복음서 중에서 제일 먼저 기록되어진 것이므로 예수님의 가르침에 가장 근접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구약의 이사야 6:9-10절의 말씀을 인용한 것이다.
이사야 선지자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가서 이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하여 이 백성의 마음으로 둔하게 하며 그 귀가 막히고 눈이 감기게 하라, 염려컨대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 다시 돌아와서 고침을 받을까 하노라..’
마가복음 4:11-12절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이르시되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너희에게는 주었으나 외인에게는 모든 것을 비유로 하나니 이는 저희로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며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여 돌이켜 죄 사함을 얻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라 하시고..’
이 귀 절들을 문자 그대로의 의미대로 받아드리고, 깊은 의미를 찾아내지를 않는다면...예수님께서 이것을 비유로 말씀하신 것이 불신자들로 하여금 이해하지 못하게 하여 그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오지 못하게 만드는 괴상한 말이 되고 말 것이다. 마치 하나님이 고의적으로 그 백성들의 눈을 멀게 하고, 귀를 먹게 하고, 마음을 완악하게 하여 그들이 깨닫지 못하게 한 것처럼 들릴 것이다. 그러나 마태복음이 말하는 바로는 사람들이 너무나 눈이 멀고 귀가 먹어서 다른 방법으로는 진리를 비춰 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비유를 사용하여 말씀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예수님은 왜 사람들에게 비유를 사용하시는가? 이 본문이 무엇을 의미하던지 간에 예수께서 고의적으로 자기의 메시지를 사람들로 하여금 반드시 깨닫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애매한 비유를 사용하셨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하늘의 진리를 숨기려 오시지 않았다. 그분은 하늘의 진리를 계시하기 위하여 오셨다. 그러나 백성들의 마음이 완악하여지고, 귀는 듣는 일에 둔하여지고, 눈은 이미 진리에 대하여 감아버리고 있었다.
이것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저버리고 자기 사상과 자기의지에 살찌운 자가되어 영적으로 무감각해진 상태를 가리킨다. ‘듣기에 둔하고’...‘둔하고’-βαρέως-바레오스-는 ‘눌러 내리다; ’가리 우다’..는 뜻으로 결국 귀가 어두워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그들의 귀를 막은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또 ‘눈은 감았으니’의 ‘감다’-χαμμύω-캄뮈오-는 ‘내리 감다’의 의미로 억지로 눈을 감게 한 것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진리에 대하여 그것이 진리인줄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나라와 그 나라의 진리에 대하여 인간이 의도적으로 그것을 거부하는 거만한 자세를 가리키는 말로써 예수님이 ‘그러므로 내가 그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것은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며 들어도 듣지 못하며 깨닫지 못함이니라.’(13절).. 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나 너희 눈은 봄으로 너희 귀는 들음으로 복이 있도다.’(16절)...이것은 15절의 세상의 완고함에 대조되는 제자들의 영적 감수성과 그 축복에 대한 말씀이다. 실로 제자들은 천국의 비밀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다. 그 천국의 비밀이 예수님 자신일 뿐 아니라 예수님의 전하여준 복음의 메시지이다. 따라서 그것을 보고 들은 사람들은 그 눈이 복이 있고, 그 귀가 복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더욱 복 있는 것은 그것을 깨닫는 그들의 마음이다. 이 깨닫는 마음이 없이 천국의 비밀을 보고 들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화가 미칠 것이라는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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