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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1:5-14/ 시대의 징조 / 한경직 목사
2014-08-23 21:46:34   read : 11225

『예레미야야 네가 무엇을 보느냐 대답하되 내가 살구나무가지를 보나이다.』 (렘 一․十一)

『네가 무엇을 보느냐 대답하되 끓는 가마를 보나이다 그 면이 북에서부터 기울어졌나이다.』(렘 一․十三)

때는 유대 말기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청년 예레미야에게 임하였습니다. 내가 너를 복중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태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구별하였고 너를 열방의 선지자로 세웠노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예레미야는 선지자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한편으로는 파괴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건설하며, 또는 뽑으며 또 심는 사명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 두 가지의 이상을 보여 주셨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또 내게 임하니라. 이르시되『예레미아야 네가 무엇을 보느냐? 대답하되 내가 살구나무 가지를 보나이다.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네가 잘 보았도다. 이는 네가 내 말을 지켜 그대로 이루려 함이니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살구나무라는 말은 본래 깬다고 하는 뜻이 있습니다. 일찍 깨는 나무라는 뜻입니다. 그 까닭은 이 나무는 유대 나라에 가장 일찍이 꽃피는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한국의 살구나무와는 조금 다른 나무인데 편도라고도 하는 것 같습니다.

성지에서는 이 나무가 이른 봄 가장 일찍이 꽃을 피웁니다. 제가 몇 해 전에 성지를 순례할 때에 예루살렘에서 사마리아로 가는 길에 아름다운 분홍 꽃으로 덮인 두 나무를 보고 안내자에게 무슨 나무인가고 물으니 살구나무라고 일러주었습니다.
그 때가 일월 하순인데 벌서 꽃이 피었습니다. 겨울잠에서 제일 먼저 깨는 나무올시다. 한국에는 혹 진달래가 그렇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성경에『이는 내가 내 말을 지켜 그대로 이루려 함이니라』는 말 중에 지킨다고 번역한 말의 히브리 원어는『소케드』라는 말인데 역시『깬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내가 깨어서 너희를 지키리라 하는 뜻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면 이 이상의 뜻은 무엇이겠습니까? 일찍 꽃피는 살구나무 가지는 곧 하나님께서 깨어 계시면서 그 백성을 지키신다고 하는 뜻입니다. 그리해서 그 말씀대로 이루겠다고 하신 것입니다.

시편 一二一편에『너를 지키는 자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했습니다. 이스라엘을 지키는 자는 졸지도 아니 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 하신다고 하는 구절입니다.

다시 말하면, 예레미야에게『너는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하여 너를 구원하리라. 깨어있어서 너를 구원하리라』하는 뜻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과연 깨어 있습니다. 이것은 죄인에게는 형벌을 의미합니다. 한편 그의 백성을 보호하시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탄의 역사를 파괴하리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건설하리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줄 생각합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둘째 이상을 하나님께서는 청년 예레미야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다시 내게 임하시니라. 이르시되 네가 무엇을 보느냐? 대답하되 끓는 가마를 보나이다 그 면이 북에서 기울어졌나이다.』 물이 끊어서 넘게 된 가마를 보았습니다. 옛날 아랍문학에 있어서 끊는 가마는 흔히 전쟁을 의미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계속하여 말씀하시기를『재앙이 북방에서 일어나 이 땅의 모든 범인들에게 임하리라』하였습니다. 그 때의 역사적 징조를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이 끊는 가마는 장차 모든 범인에게 임할 하나님의 심판을 의미한 것 같습니다.

예레미야는 재앙이 북방으로부터 오겠다는 불길한 시대의 징조를 본 것입니다. 이래해서 예레미야는 이 두 가지 시대의 징조를 보았습니다.

첫째는 일찍 꽃피는 살구나무의 징조이고 둘째는 남으로 기울어진 끊는 가마의 징조입니다. 이것은 다만 옛날의 얘기가 아닌 줄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말씀을 통하여 시대 시대에 적절한 징조를 보여 주십니다.

이 두 가지 이상이야말로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는 적절한 징조가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우리를 향하여,『네가 무엇을 보느냐?』고 묻습니다. 우리가 볼 것을 마땅히 보면서 삽니까? 우리의 눈이 열리어 있습니까? 우리가 우리의 사는 이 시대의 징조를 바로 보면서 삽니까?

예레미야가 보았던 둘째 징조 곧 끓는 가마는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인 줄 압니다. 북에서 남으로 기울어졌다고 하는 것도 한국 형편에 있어서는 의미가 이상하게 보입니다. 프에볼로호 사건이니, 미국 정찰기 격추 사건이니, 중공과 소련의 국경분쟁 사건이니, 아프리카의 나이제리아 내란, 등등으로 세계는 문자 그대로 끓는 가마올시다.

한국에서 옛날부터 내려오는 말 가운데도 세상이 물 끓는 듯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은 사실 도처에서 끓는 가마의 현상을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끓는 가마가 언제 온 세계에 넘칠는지 우리는 확실히 알 수 없는 것입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되어서 인공위성을 올리고 달세계에 가기를 꿈꾸지마는 지금 세계의 인류들은 끓는 가마 옆에서 전전긍긍하며 떨고 서있는 것도 역시 사실입니다. 불안과 공포 속에 인생의 험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더욱이 남한의 서울에 사는 우리는 말할 것도 없는 것입니다. 성경의 말씀 그대로 지금이야말로 어두움이 온 땅을 덮었고 캄캄함이 모든 백성을 덮었습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사는 비극적인 二十세기 말기의 현실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둘째 징조만 보아서는 안됩니다.

예레미야가 본 첫째 징조도 분명히 보아야 합니다. 일찍이 깨어서 꽃핀 살구나무 가지를 보아야 합니다. 지금은 화창한 봄날이올시다. 살구나무 가지만이 아닙니다. 사철나무도 그렇고, 진달래도 그렇고, 복숭아나무, 배나무, 벚나무 모든 나무가 깊이 잠들었던 겨울의 잠에서 깨어서 아름다운 꽃이 피고 새싹이 돋는 때입니다. 만천하에 봄이 왔습니다. 봄은 반드시 오는 것입니다.

『예레미야야 네가 무엇을 보느냐?』깨는 계절에 우리는 무엇을 봅니까? 하나님은 깨어 계신다는 사실이올시다. 문물을 깨우십니다. 우주의 배후에 계시는 하나님은 졸지도 아니 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 하십니다.

봄은 반드시 오는 것처럼 하나님의 나라도 반드시 오는 것입니다. 역설 같지마는 끓는 가마를 통하여 오시는 것입니다. 그는 심판을 통하여 파괴도 하시고 뽑아 버리기도 하시겠지만 그것은 새 것을 건설하고 심으려는 목적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깨어서 죄인을 벌하십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백성을 보존키 위함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깨어서 사탄의 세력을 파괴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의 나라를 건설해서 새 시대의 영광스러운 주님의 날을 맞이하게 하실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이 두 가지 시대의 징조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은혜와 심판, 소망과 절망, 절망과 암흑, 환희와 비애를 함께 봅니다.

한편으로 무한한 진보와 평화와 행복의 가능성이 있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전 인류가 멸절(滅絶)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문자 그대로 복과 저주, 생명과 사망, 천당과 지옥의 기로에서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이 무엇입니까?

첫째는 우리도 깨어서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잘 때가 아닙니다. 깰 때입니다. 나도 깨고, 남도 깨워야 할 때입니다. 경고합니다.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어두움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과 술 취하지 말며 음란과 호색하지 말고 쟁투와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를 옷 입듯 하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삼손처럼 들릴라의 무릎에서 잘 때가 아닙니다. 정욕의 잠에서 깨어야 합니다. 욕심과 이기주의의 잠에서 깨어야 합니다. 이 허영과 세속주의의 잠에서 깨어서 생명의 길을 바로 택하여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이러한 때일 수록 깨어서 기도해야 합니다.『깨어 기도하여 시험에 들지 않게 하라』고 주님께서 경고하십니다.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인생의 길을 바로 걷는 데는 위로부터의 지혜와 능력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기도를 통하여 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권고합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 우리의 기도 생활이 어떠합니까? 개인적으로 우리의 기도 생활이 어떠합니까? 우리가 얼마나 새벽기도에 힘씁니까?

삼일기도회는 얼마나 힘씁니까? 기도는 호흡과 같습니다. 기도 없는 곳에 산 신앙은 없습니다. 참 신앙으로야 이러한 시대를 무난히 돌파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셋째는 이러한 때일 수록 우리는 깨어서 자기의 책임을 완수할 줄 알아야 합니다. 믿는 사람들은 천국의 파수꾼이올시다. 보초병이올시다. 파수꾼이 졸면 천국은 위험해집니다. 천국 사업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요나처럼 자기의 직분과 책임을 잊어버리고 큰 풍랑이 일어나는 데도 불구하고 잠자는 사람은 없습니까? 이런 장로, 이런 권사, 이런 집사, 이런 반사, 이런 교인은 없습니까? 기억하세요. 원수는 잠자지 아니합니다. 악한 마귀는 삼킬 자를 찾으려고 우는 사자와 같이 밤낮으로 다닙니다. 간첩은 자지 아니합니다.

공산당들도 자지 아니합니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다 깨어 있습니까? 더욱 이와 같은 시기에 중대한 책임을 맡은이들, 군인, 경찰, 공무원, 정치인, 경제인, 들은 때어 있습니까? 국민 하나 하나가 깨어서 자기가 맡은 자리에서 책임을 감당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내가 어떤 책임을 맡았든지 그 자리에서 자기의 책임을 감당해야 합니다. 모일 때는 모여야 하고 시간도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넷째는 기회 주실 때에 힘써 일해야 합니다. 왜? 밤이 오면 일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일할 수 없는 밤이 반드시 찾아옵니다. 환난의 밤이 옵니다. 질병의 밤이 옵니다. 슬픔의 밤이 옵니다. 노년의 밤이 옵니다. 사망의 밤이 이윽고 올 것입니다.

끓는 가마의 밤이 언제 올는지 모릅니다. 세계적인 암흑의 밤이 언제 올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밤이 오기 전에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실 때에 우리는 곡식을 거두어서 천국 곡간에 넣어야 할 것입니다. 밤이 오기 전에 우리는 내 정력, 내 시간, 내 재능, 내 재산을 다 바쳐서 주님의 몸 된 교회와 우리 민족과 나라를 위해서 일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때일 수록 하나님께서 깨어 계시는 것을 기억하고 담대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의 경륜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최후의 승리는 그에게만 있습니다.

『세상에서는 저희가 환난을 당하나 안심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우리의 피난처시오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그러므로 땅이 변하든지 산이 흔들려 바다 가운데 빠지든지 바닷물이 흉흉하고 뛰어 놀든지, 그것이 넘침으로 산이 요동할지라도 우리는 두려워 아니 하리로다.』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역사의 운전대에는 하나님께서 계십니다. 역사의 바퀴를 하나님께서 잡고 계십니다. 어떠한 위기를 당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새 시대의 해산의 수고인 것입니다.

세상 나라가 우리 주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 그가 세세토록 왕 노릇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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