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13:8-14/ 변하는 시대와 그리스도인 / 한경직 목사 2014-08-26 22:24:38 read : 13394
“또한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 이는 이제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웠음이니라” 이미 읽은 말씀 가운데서 13장 11절을 다시 봉독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믿는 자들에게 주신 말씀이올시다.
옛날이나 오늘이나 믿기는 믿으나 영적으로 잠을 자는 이들이 상당히 있습니다. 옛날 요나처럼 중대한 복음 전파의 사명을 받았으나 잠자는 자들이 있고, 옛날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깨어 기도하라는 분부를 받았으나 잠자는 이들이 있고, 옛날 유두고처럼 바울의 위대한 설교를 들으면서도 잠을 자다가 2층에서 떨어지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잠은 참 야속합니다. 어떤 운전수는 차를 운전하면서도 그만 졸아서 교통사고를 낼 때가 있습니다. 여기 사도 바울은 이때는 자다가 마땅히 깰 때라고 경고합니다.
이 시간 끊임없이 변하는 이 시대에 사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자세가 무엇일까? 그것은 자다가 마땅히 깰 때라고 경고합니다. 오늘 아침, 이 말씀을 생각할 때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다 깨우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영적 견지에서 볼 때에 실로 잠을 자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배당에 나오기도 하고, 찬송도 부르고 기도도 하고 성경의 말씀도 들으나 실은 잠을 자는 이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는 심지어 믿기는 믿노라고 하면서도 옛날 삼손이 들릴라의 무릎에서 잠을 자는 것처럼, 정욕의 죄 가운데서 잠을 자는 이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아간처럼 탐심의 죄 가운데서 잠을 자는 이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데마처럼 세상 향락의 잠을 자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요나처럼 하나님께로부터 직분과 사명을 받았으나 잠을 자는 이들이 상당히 많은 것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누구나 복음 전파의 위대한 사명을 주님께로부터 받았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전도에 대한 생각도 별로 하지 아니하고, 1년이 다 가도 다른 이를 주님께로 인도해 보려는 생각도 별로 하지 아니하며, 심지어 아주 쉽게 이 전도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길, 곧 전도회에 가입도 할 생각을 별로 아니합니다. 사도 바울은 “나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모든 사람들에게 빚진 자”라고 탄식을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많은 사람들이 전도에 대한 사명감을 이렇게 느끼지 못합니다. 말하자면 이 전도의 사명에 대해서는 잠을 자는 중입니다. 봉사의 사명에 대해서도 잠을 자는 이들이 많습니다. “너희 형제 중 지극히 작은 자에게 행한 것이 곧 나에게 행한 것”이라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인생행로에 쓰러진 이들을 보면서도 그저 무관심할 때가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없습니다. 봉사 주일을 당하여도 금전으로 혹은 쌀로 협력할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 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봉사의 사명에 대해서 잠을 자는 이들이 많습니다.
교육에 대한 사명에 대해서도 역시 그러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우리 주님이 최후에 분부하였건만, 우리 가운데는 여기에 대해서 무관심한 이들도 상당히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교육을 위한, 교회 안에 있는 교회학교나 유치원이나 영락중학교나 상업고등학교나 여자 신학교나 그밖에 우리 교회 안에 있는 여러 교육기관에 대해서 무관심한 이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이 교육적 사명에 대하여 말하자면, 잠을 자는 이들이 많습니다.
오늘 주보의 십일조 란을 자세히 보시면, 거기에 독일과 캐나다에서 십일조 헌금을 보내온 이들이 있습니다. 다 영락교회에서 신앙으로 자라난 청년들입니다. 독일에서 이 헌금을 보내온 이는 남자 청년인데, 그 나라에 몇 해 전에 가서 살지만, 꼭 본 교회에 십일조로 이번에도 800마르크, 약 10만원 좀 넘습니다. 보내왔습니다.
또 캐나다에서는 한 여자 청년인데, 역시 30불, 약 1만 2천 원을 보내왔습니다. 저는 이 두 청년으로부터 멀리서 보내온 이 헌금을 받으면서 한 가지 느낀 것은, 만일 우리 교우 전체가 다 이만큼 교회 봉사에 대한 책임감이 있으면, 우리 교회가 얼마나 더 큰일을 할 수가 있겠나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지금은 자다가 깰 때라고 경고합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장 6절에도,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이들과 같이 자지 말고 깨어 근신하라”고 권합니다. 베드로 사도도 베드로전서 5장 8절에,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느니라” 경고하여 줍니다. 에베소서 5장 14절에는, “잠자는 자여 깨어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어나라”고 재촉합니다. 잠자는 가운데서 깨어 일어나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깨어 일어나야 할 때가 왔습니다.
깨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먼저 죄악에서 잠자는 이들은 그 죄를 회개하고 일어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라는 말입니다. 요나는 잠을 자다가 바다에 던지우고, 큰 물고기 뱃속에 들어가서야 회개했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까지 되기 전에 회개하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읽은 로마서 13장 13절에는,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과 술 취하지 말며 음란과 호색하지 말며 쟁투와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을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우리에게 간절히 권면합니다.
일찍이 죄악의 깊은 잠을 자던 어거스틴이라고 하는 청년은 이 말씀을 읽고 죄의 잠에서 깨어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 위대한 신학자가 되었고 성자가 된 것입니다. 아무리 잠을 자다가도 깨어 회개하면 여러분도 이와 같은 축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자다가 마땅히 깰 때입니다. 깬 사람은 사방을 살필 수 있습니다. 시대를 분별할 줄 압니다. 깨라는 말은 눈을 떠 사방을 살피며 자기가 사는 시대와 환경을 바로 관찰하고, 바로 인식하며, 바로 판단하여 바른 길을 가라는 말입니다. 곧 해야 할 일을 옳게 하라는 뜻입니다.
이 말씀이야말로 우리 한국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오늘날 아주 적절한 권면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세계의 움직임도 바로 보고, 국내의 변천도 바로 보고, 바로 판단하고, 현 시국에서 내가 할 일을 꼭 바로 해야 될 것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는 지난 7월 4일 남북 공동성명의 발표를 들었습니다. 이 성명이 우리 전국민에게 큰 충격을 준 것이 사실입니다. 이것은 우리 5천만 민족의 조국 통일의 간절한 염원 가운데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 흥분과 감격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만 그치면 아니될 것입니다. 우리는 냉철히 이 성명이 무엇을 의미하며, 이 성명이 우리로 하여금 어떠한 시대에 돌입하게 하였으며, 또 국민으로서 우리의 의무가 무엇일까 하는 점을 분명히 생각하여야 할 때입니다.
먼저, 이 성명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가 다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것은, 남북간의 긴장을 완화코자 하는 점과 통일을 모색하되 평화적으로 한다는 약속입니다. 우리는 꼭 이렇게 되기를 바라고 기도하고 힘써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이 성명이 내포하는 문제성도 분명히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것은 통일 원칙 첫째에,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말은 물론 원칙적으로 우리가 다 시인하지만, 벌써 북한은 이 구절을 삐뚤게 해석해서 UN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모양입니다. 우리로서는 그 어떤 경우에라도 완전한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전에는 UN군 철수가 논의될 수 없는 것이고, 또 UN 감시하에서의 선거는 평화통일의 필수조건이 된다고 하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될 것입니다. UN은 세계평화의 기구요, 결코 어느 나라나 민족의 내정을 간섭하는 단체는 아닌 것입니다.
그리고 통일원칙 셋째에 대해서도 역시 그 해석이 엇갈릴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사상과 이름,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이러한 문구입니다. 이 원칙은 사상과 이름과 제도의 차이의 분야와 관계없는 생활면에서 민족적 단결을 도모하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가령 스포츠나 기타 문화 방면에서 한국 민족으로서의 동일한 행동을 국제무대에서 취할 수 있는 줄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문구를 다른 의미로 곧 사상과 이름, 제도의 차이를 서로 인정해서 가령 연방제도나 혹은 연립정부를 주장할 의심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로서는 그 어느 경우에도 공산주의를 용납하는 통일이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유 민주주의를 고수하고, 국시(國是 국민의 지지도가 높은 국가이념이나 국가 정책의 기본 방침)의 동요를 가져옴이 없도록 정부나 국민이 다 같이 경계해야 될 때입니다. 사상과 이념을 초월해서 공존할 수 있겠지요. 또는 수교를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통일이 과연 가능할까? 이것은 실로 우리 민족이 당면하는 큰 난제입니다.
둘째로, 이 성명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곧 지금부터는 북한과 대화를 겸한 대결 시대에 들어갔습니다. 대화뿐이 아니고, 아마 진전에 따라서 여러 방면에서 교류를 시도하는 시대에 돌입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우리 한국은 사상적으로 또는 질서적으로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여 간첩의 준동도 많을 것을 예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시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온 국민의 사상과 정신무장이 필요하게끔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도 민주세력의 총 집결과 단결, 곧 국민총화가 요구됩니다.
그러므로 국민이나 정부가 다 같이 국민총화에 장애가 되는 요소를 자세히 살펴서 과감히 이것을 제거하도록 해야 될 때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때에 정부는 특별히 언론을 창달하여 국민의 솔직한 여론을 들으며, 문자 그대로 중지를 모아 많은 사람의 지혜들을 모아서 가장 지혜롭게 또는 용감히 이 새 시대에 대처하여야 될 때가 온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시국에 있어서 우리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히 자각할 것이 무엇이며, 꼭 실행해야 될 것이 무엇일까? 간단 간단히 몇 가지로 지적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첫째, 우리가 다 통일을 원합니다. 그러나 이 통일은 꼭 바로 되어야 합니다. 곧 자유를 중심한 통일이어야 합니다. 통일이 바로 되고 안 되는 것은 특별히 우리 신자에게는 사활 문제입니다. 오늘날 북한에는 보이는 교회는 없습니다. 이 냉엄한 사실을 분명히 보고, 우리 믿는 사람들은 이 통일 문제에 대해서 통일이 바로 되기 위하여 파수꾼이 되어야 합니다. 통일의 방향을 바로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우리는 눈을 크게 뜨고 주목해서 보면서 통일문제에 대한 파수꾼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우리 믿는 사람들은 문자 그대로 자유 수호의 십자군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남한에서 민주주의를 부르짖지만, 실상 그 심령 깊은 곳에 민주사상에 대한 철학적 신념이 박약한 이들이 적지 아니합니다. 그저 세계의 풍조와 이해에 따르는 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이들은 끝까지 자유의 수호자는 되지 못합니다. 명심하십시다. 우리 믿는 사람들만 최후까지 자유의 수호자가 되어야 합니다. 될 것입니다. 우리는 자유의 십자군이 되어 우리 민중을 계몽하고, 교육하고, 선도해서 하나님이 주신 자유를 꼭 지켜야 합니다. 실로 이런 때야말로 특별히 기독청년들이 자각하고 궐기할 때입니다.
셋째, 복음 전파는 인간의 심령을 죄악에서 구원할 뿐더러, 영원한 생명을 줄 뿐더러, 옳은 사상 곧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사상을 넣어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저 남한 동포들에게나 또한 한 걸음 나아가서 북한 동포들에게도 방송과 기타 모든 방법을 통하여 복음을 전파해야 될 때가 바로 지금이올시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오직 진리만이 자유를 줍니다. 진리 전파에 궐기할 때입니다.
넷째,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때에 공산주의의 온상이 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측면을 분명히 보고, 일대 사회 혁신운동을 일으켜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는 부패, 부정의 과감한 시정은 물론, 빈부격차의 폭을 좁히는 모든 운동에 국민과 정부가 다 같이 노력하며, 특별히 우리 믿는 사람들이 솔선해서 적극적으로 이 방향에 헌신해야 될 것입니다.
다섯째, 사람이 일을 생각하고 경영하고 힘쓰나 일을 이루는 이는 전능하신 하나님뿐이올시다. 우리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조국의 자유와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간절히 기도할 때입니다. 쉬지 말고 이 문제를 위해서 기도하십시다.
지금은 자다가 마땅히 깰 때입니다. 깨어서 죄를 회개하고 새 사람이 되십시다. 깨어서 기도하고, 깨어서 전도하고, 깨어서 봉사하며, 깨어서 일해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될 때가 온 것입니다. 기도합시다.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다는 거룩하신 경고를 지금 저희들이 들었습니다. 듣기만 하는 자들 되지 말고 이 말씀을 통해서 우리의 심령이 사실 자는 가운데서 깨어서 회개할 것은 회개하고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은 할 수 있는 깨어 있는 아버지의 자녀들이 다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래서 내 영혼도 구원하고 내 가정도 구원하고 내 나라도 지키고 바로 세울 수 있게, 통일도 바로 될 수 있게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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