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내교회」/ 부동산 버블
2003-06-24 23:45:24











위엄있는 하나님의 임재,양주 「주내교회」


△주내교회 본당 전경. 스테인드글라스를 잘 살린 건축물이다.

예배실에서 느끼는 수직적 구조의 경건함


낮은 곳에서의 평화가 하늘에 닿을까?

경기도 양주군에 위치한 주내교회를 보노라면 참으로 이 땅에 평화가 넘쳐 그 감사함이 교회 건축물에 그대로 담긴 듯 하다. 그래서 소박한 성전인데도 불구하고 두란노서원터에 세워진 에베소의 셀서스도서관을 보는 냥 권위에 대한 존경과 경건한 마음을 들게 한다.

유럽의 산봉우리를 포개어 놓은 듯한 산형(山形)의 지붕, 그리고 계단형 사이사이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성령의 빛을 그대로 담아냈다. 터키 이스탄불 소피아대성당의 예수 모자이크 그림이 스테인드글라스와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주내교회는 분명 시골 교회인데 현대적 건축의 조형성을 잘 살린 미학이 존재한다. 하늘의 영광과 임재하심이 뭔가 클라이맥스를 이루는 그런 느낌을 준다. 또 야트막한 산이 교회 지붕의 꼭짓점을 배경으로 했으니 같은 건축물일지라도 도심의 교회와 큰 차이가 난다.

밤이 되면 컴컴한 농촌마을에 어둠을 지키는 하나님의 눈이 되지 않을까?



이 건축물은 또 옆에서 보면 기도하는 사람의 손 같다. 흙색깔의 지붕 표면 처리로 자칫 위엄만 가질 수 있는 부담을 던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다섯 손가락을 가지런히 모은 것 같은 손 끝,수직의 정점에 십자가가 빛을 발한다.

교회 건물 바로 뒤에 어느 문중 소유의 야산이 뒷동산처럼 자리했는데 교회 측은 상수리나무 소나무 아카시아나무 등으로 가득한 이 숲에 나무 벤치를 놓아 주일학교와 중고등부의 야외 예배 및 학습공간으로 사용한다.


주내교회는 건축미학을 고스란히 살린 교회여서 그 규모가 클 것 같지만 100여 평의 실속 공간이다. 지하 1층 지상 1층. 소박하고 위엄 있는 하나님의 임재가 테마다. 100여 명의 성도가 예배와 친교를 나누기에 적당한 실용성이 실사구시하려했던 건축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예배실에 들어서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빛이 성령함을 더해준다. 작은 공간안에서 느끼는 수직적 구조의 경건함. 소명은 그렇게 하늘로부터 왔고,우리는 순응했다.

그러나 주내교회는 수도권교회가 그러하듯 개발의 불도저 앞에서 그 불도저를 피할 수 없는 현실에 놓여있다. 논과 야산을 뒤집어엎으며 들어서는 아파트단지, 최근 교회에서 몇 백 미터 떨어져 위치한 양주군청, 넓혀지는 도로, 늘어나는 차량…그러면서도 막상 교회가 위치한 일대는 그린벨트지역으로 꽁꽁 묶여 늘어난 성도들의 차를 댈만한 주차공간 확보마저 어렵다.

91년에 건축한 이 본성전과 사택이 전부인 탓에 사택 반지하에 교육실과 친교실 등을 운영해야 하는 협소함이 44년 전통 교회의 여유를 무색케 한다.

신현대 목사는 "아름다운 교회건축물을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가꾸어 나가는 것이 필요로 해 담장 하나 수리 보수하려 해도 본성전에 어울리는가를 항상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또 "곳곳에 도시화가 진행돼 아쉬운 점도 많지만 신도시의 아파트주민들이 그린벨트 지역에 위치한 우리 교회에서 영의 양식을 들고 다시 한 주일을 시작하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찾아가는 방법 : 주소 경기도 양주군 양주읍 마전리 163-2 (전화 031-840-0691,840-0270)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의정부에서 동두천 방향 3번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주내 면소재지가 나온다. 면소재지 왼쪽으로 주내역이 위치해 있고 이 역을 지나 동두천 방향으로 조금만 더 가면 오른쪽으로 350번 지방도가 나온다. 지방도를 따라 1km남짓만 진행하면 주내파출소가 있고,교회는 그 파출소 바로 옆에 위치했다.

△ 교회 지붕과 스테인드글라스 빛이 내리는 성전 안 모습. jeon jeong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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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버블
집값, 도쿄·홍콩보다 비싸다 국민소득 대비하면 3~4배나 더 비싼 꼴



최근 치솟은 서울 지역의 집값은 합당한 가격인가. 서울 강남구를 중심으로 불과 1년새 웬만한 봉급쟁이의 2~3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1억~2억원씩 집값이 상승하면서 서울 집값은 버블(bubble·거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를 진원지로 해서 수도권 등 타지역으로 퍼진 최근의 집값 상승 현상은 경제적으로 볼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선 집값도 떨어지는 것이 순리다. 그러나 서울 집값은 이론을 우습게 만들어 버렸다.

집값 상승에 놀란 정부가 세무조사, 투기지역 지정 등 전가의 보도를 꺼내 휘두르자 집값 상승은 일단 기세가 꺾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수요자들 사이에선 상승 기대 심리가 여전히 숨어 있다. 지난 5월에도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은 금액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 5월 중 1조4000억원을 기록, 올들어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월 말 현재 137조원에 이른다. 대출금은 상당액이 주택 구입에 재투자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주택 가격 상승은 전세계적 현상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1995년 이래 7년 간 아일랜드는 3배, 영국은 2배, 호주·스페인·스웨덴은 67%가 올랐다고 이코노미스트지(誌)가 최근 보도했다. 영국의 경우 지난 3년 간 주가는 40% 하락한 반면 집값은 55% 상승했다. 그러나 세계적 저금리 현상에 따른 부동산 버블은 곧 붕괴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서울 집값의 버블 여부와 향후 운명을 예견하기 위해 우리 주변 국가에 눈을 돌려보자. 동아시아에서 대표적으로 주택 가격이 비싼 서울·도쿄·홍콩의 집값을 3각 비교해 보면 우리 집값의 적정성 여부가 드러난다.

서울의 대표적 중산층 거주지역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가격을 보자. 부동산정보 전문업체인 부동산뱅크측에 따르면 올 5월 기준으로 S아파트 42평의 경우 매매가가 8억1000만원에서 9억원에 이른다. 최고가를 기준으로 하면 평당 2140만원. 송파구 잠실7동의 A아파트 38평도 7억5000만~9억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역시 최고가를 기준으로 하면 평당 2368만원. 서초구 잠원동의 H아파트 35평은 4억5000만~5억3000만원으로 최고가 기준 평당 1514만원이다.

고급 주택가·신도시도 서울이 더 비싸

도쿄로 가보자. 도쿄의 대표적 중산층 지역인 나카노(中野)구 나카노 지역의 전용면적 83.89㎡(25평)짜리 맨션(아파트)의 최근 시세는 4880만엔(4억9483만원). 우리 돈으로 평당 1979만원이 된다. 게다가 일본의 아파트 면적은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하는 만큼 우리식 평당 가격은 더 떨어진다.


홍콩을 보자. 홍콩의 대표적 중산층 지역인 사우스 호라이즌스(South Horizons)의 아파트 가격은 올 1월 기준으로 1ft2(1평=35.583ft2)당 2750홍콩달러(42만여원)이다. 홍콩의 중산층들은 보통 800~1500ft2(22~42평)짜리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다. 우리 돈으로 3억3600만~6억3100여만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셈이다. 우리식 평당 가격은 1497만원.
이번엔 상류층 집단 거주지를 중심으로 비교해 보자. 서울의 대표적 부유층 단지로 분류되는 강남구 압구정동 H아파트 60평의 경우 시세는 11억5000만~13억원 선이다. 최고가 기준으로 평당 2166만원이다.

도쿄의 경우 최고급 지역으로 꼽히는 미나토(港)구 아자부(麻布) 지역에서도 비싼 축에 속하는 동아자부의 66.58㎡(20평)짜리 맨션의 경우, 가격이 4260만엔(4억3190만원)이다. 우리 돈으로 평당 2159만원 정도. 서울의 상류층 지역과 엇비슷하다.

홍콩에서 상류층 거주 지역으로 꼽히는 아일랜드 플레이스(Island Place) 지역 아파트 가격은 올 1월 기준으로 1ft2당 3800홍콩달러(58만여원)이다. 홍콩의 부자들은 보통 1500~2000ft2(42~56평)짜리 아파트에 거주한다. 8억7200만~11억6200만여원 정도가 된다. 우리식 평당 가격은 2068만원 정도.

서민층이 사는 곳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C 아파트 15평의 경우 8000만~9000만원이다. 평당 600만원 선이다. 도쿄의 서민층 주거지역인 기타구(北區)에 소재한 맨션 가격은 전용면적 47.39㎡(14평)의 경우 1280만엔(1억2979만원)이다. 우리식으로 평당 927만원이 된다. 홍콩에선 서민층이 사는 타이힝가든(Tai Hing Garden)의 경우 1ft2당 1350홍콩달러(20만6550원). 우리식으로 평당 734만여원이 된다.

개포동 재건축용은 평당 무려 3400만원

서울의 이례적 현상은 재건축이란 미래의 가치가 반영된 아파트들은 더 비싸다는 점이다. 강남구 개포동의 15평짜리 아파트는 5억~5억1000만원에 이른다. 앞으로 재건축을 하면 더 큰 평수의 아파트를 받는다는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되어 있지만 아무튼 현 시세로만 따진다면 평당 무려 3400만원에 달한다. 또 최근 서울지역 5차 동시분양에선 평당 3000만원 가까운 아파트가 등장, 도대체 서울 강남의 아파트 가격은 어느 선까지 올라갈 것이냐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서울이나 도쿄 인근의 신도시를 봐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 강남구에 인접한 분당의 경우 서현동의 49평짜리 H아파트는 최근 시세가 5억~6억원 선이다. 최고가 기준으로 평당 1224만원. 도쿄 인근 신도시인 사이타마(琦玉)현의 도코로자와(所澤) 지역에서 102.64㎡(36평)짜리 아파트의 시세는 3980만엔(4억350만여원). 평당 1120만원 정도다. 우리의 신도시 집값도 일본을 추월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집값만을 수평적으로 비교해도 서울 강남의 집값은 선진국보다도 비싸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여기에서 추가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1인당 국민소득이다. 최근 세계은행(IBRD)이 발표한 2001년 1인당 국민소득에 따르면 한국은 9460달러로 세계 54위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은 3만5610달러로 5위, 홍콩은 2만5330달러로 13위로 상층부에 속해 있다.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보다 약 4배, 홍콩은 약 3배에 가깝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 홍콩 사람들보다 훨씬 가난하면서도 더 비싼 집에 살고 있는 셈이다. 이를 다소 거칠게 해석하면 서울 강남의 집값은 두 도시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3~4배 비싸다고 할 수 있다.

도쿄 주택가 10년 간 연속 하락

서민층 아파트의 경우 서울 가격이 도쿄나 홍콩에 비해 아직 낮지만 1인당 국민소득을 감안하면 서울의 서민층 역시 도쿄, 홍콩의 서민층보다 더 비싼 집에서 살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

주택 가격은 상승할 때면 영원히 상승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대표적인 예가 과거 일본이었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초반 도쿄의 황궁을 팔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전체를 살 수 있다는 말이 있었다. 당시 일본에서 부동산은 신화였다. 부동산 가격은 결코 떨어지지 않을 듯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경제개발시대에 고도 경제성장을 만끽한 한국에선 1997년 IMF 사태 발생 이전까지만 해도 주택 가격은 늘 상승했다. 지금까지 중산층의 최고 재테크는 저축이 아니라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는 것이었다. 부동산 투자는 불패(不敗)라는 신화는 한국에서도 탄생했다. 물론 IMF 사태 때 국민들은 부동산 가격도 하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체험했지만 1~2년 새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서 부동산 투자 불패라는 신화만 더욱 공고해졌다.

하지만 집값은 한 번 하락세를 타기 시작하면 무섭게 떨어진다. 이른바 버블의 파열이다. 10년 새 주택 가격이 반토막난 도쿄와 홍콩의 사례는 부동산 버블 붕괴의 무서움을 실증적으로, 그리고 극명하게 보여준다.

먼저 도쿄. 일본의 사단법인 도시개발협회 자료에 따르면 도쿄권 아파트의 경우 지난 5년 동안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997년 전용면적 75㎡(22평)인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4680만엔에서 4402만엔(1998), 4327만엔(1999년), 4072만엔(2000년)으로 하락했으며, 급기야 2001년엔 3975만엔, 2002년엔 3870만엔으로 4000만엔대 아래로 떨어졌다.

도쿄의 주택 가격은 1990년대 초반 버블이 붕괴되면서 지난 10여년 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속락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아파트 가격은 앞으로 2년 동안 20%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도 마찬가지다. 홍콩은 집값이 피크를 이루었던 1998년과 비교하면 반토막 이상 났다. 대표적 중산층 지역인 사우스 호라이즌스의 경우 1998년 1ft2당 7000홍콩달러(우리식으로 계산하면 1평당 3810만원)에서 올 1월엔 2750홍콩달러(1평당 1497만원)로 떨어졌다. 무려 60%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이는 최고급 주택지나 서민층 주거지나 예외가 아니다.

반면 우리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상승했다. 특히 서울 강남 지역의 경우에 두드러지고 있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E아파트 34평의 경우 1993년 5월 1억5000만~1억6000만원이었지만 올 6월에는 6억3000만~6억5000만원에 이른다. 10년 만에 4배 오른 셈. 게다가 2001년 5월엔 2억9000만~3억3000만원이었다. 불과 2년 만에 가격상승률이 2배가 넘는다.

강남구 개포동의 15평짜리 아파트는 1993년 5월 매매가가 9000만~1억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가격은 5억~5억1000만원. 현재 시세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지만 10년 새 가격이 5배나 올랐다.

물론 서울이라고 해서 모두 다 급상승한 것은 아니다. 가령 노원구 상계동의 17평짜리는 1993년 5월 6500만원에서 최근 8500만원으로 변화했다. 지난 10년 간 물가상승률을 생각해보면 사실 가격이 올랐다고 할 수 없을 정도다.

문제는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가격 급등세가 한번 꺾이면 부동산 시장에 크게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도쿄와 홍콩의 사례는 타산지석이 아닐 수 없다. 부동산뱅크 양해근 팀장은 “과거 경험상 우리나라 집값 상승률은 평균 연 10% 정도였으나 작년에만 아파트 가격이 평균 30% 올랐고, 올해 4~5월 다시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며 “최근 가격 급등은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인터넷 시세가 실거래가 보다 높게 형성되는 등 버블을 판단하는 4가지 기준을 적용할 때 현재 부동산 시장은 버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버블의 붕괴는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다. 1999~2000년 사이 몰아친 벤처기업 투자 열풍은 전국민을 들뜨게 했다. 지금 부동산 투자 국면도 불과 3년 전의 벤처투자붐과 꼭같은 형국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요즘 샐러리맨 사이에선 1억~2억원을 가볍게 여기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주택 시장이 저금리와 주택 가격 상승이 빚어내고 있는 한판의 투기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금리 올리자 주식·부동산 폭락… 아직도 ‘하락’ 진행 중

“일본 은행은 부동산 버블을 붕괴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다만 부동산과 주식이라는 쌍두룡(雙頭龍)을 잡을 경우 다소의 피해도 예상된다.”


▲ 일본의 주상복합아파트.
1990년대 초 일본 언론에 실린 기사다. 일본도 1990년대 초까지는 부동산 투기로 골머리를 앓았고, 정책입안자들은 어떻게 하면 부동산 가격을 잡아 서민생활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일본 부동산 거품의 원인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까지만 해도 일본은 저임금을 무기로 하는 수출주도형 경제를 가지고 있었다. 저임금에 따른 일본의 대미무역 흑자는 끊임없이 통상마찰을 일으켰고, 미국은 이 때문에 선진 5개국 정상회담(G5)에서 달러화 약세를 합의(플라자 합의)했다.

일본 수출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었지만 수출가격도 높아졌으므로 일본 국내에는 엄청난 규모의 달러가 유입됐다. 1985년 492억달러였던 무역 흑자 규모는 1986년에는 860억달러로 오히려 크게 늘어났다.

감당하기 어려운 돈을 안게 된 일본 경제는 여기저기 돈을 뿌리기 시작했다. 1987년에만 227개사의 해외기업을 인수했다. 1989년에는 소니가 콜럼비아 영화사를 인수하고, 미쓰비시가 록펠러센터를 인수하는 등 ‘일본이 세계를 사들이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일본의 회사원들 사이에선 남태평양의 피지에 섬을 사는 것이 유행이었다.

지나친 엔화 강세가 이어지자 일본은 이자율을 낮춰 엔화 강세의 속도를 낮춰보려고 했다. 이자율이 낮아지면 자금이 더 높은 이자를 찾아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엔화도 다소 약세를 보이지 않을까 한 것이다. 그러나 이자율이 낮아지자 일반인들의 자금은 갈 곳을 잃고 부동산과 주식에 몰렸다. ‘재테크’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닛케이지수는 1987~1989년 2년 만에 2배가 됐다. 은행들은 고객을 찾아다니며 은행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하도록 했다. 땅값이 폭등하며 일본 6대 도시의 땅값은 1985년 이후 5년 만에 약 3배가 됐다.

그러나 이후 일본 정부가 인플레를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땅을 사기 위한 대출을 금지하자 부동산·주식 버블은 일순간에 무너졌다. 먼저 무너진 것은 주식이었다.

주가가 폭락하자 돈은 부동산으로 몰렸다. 일본의 지가(地價)는 1990년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현상은 일시적이었다. 일본 부동산 가격은 주식과 1년 반 정도의 시차를 두고 1991년 가을부터 폭락하기 시작했다. 현재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대체적으로 1980년대 초 수준이다.

부동산 가격 폭락은 끝을 기약할 수 없는 불황으로 이어졌다.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자 은행에서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했던 개인과 기업들은 빚을 갚을 수 없게 됐다. 기업이 망할 경우 은행이 담보로 잡아뒀던 부동산을 팔아봐도 당시 감정가격과 비교해 현저히 낮아진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일본이 아직까지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부실채권 문제다.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도쿄=최흡 조선일보 특파원(pot@chosun.com)


홍콩

‘평당 1억원’ 거품 사라져… 사회불안 가중

‘램블러 크레스트(藍澄)’는 아름다운 홍콩 바다를 눈앞에 두고 건설 중인 40층짜리 고급 아파트다. 이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요즘 손님들로 꽤 붐빈다. 모델하우스 계약 담당자들은 사스 발생 이후 2개월 이상 파리를 날리다가 최근 되돌아온 수요자들 때문에 크게 고무돼 있다.


▲ 홍콩의 초고층 아파트.
그런데 실상을 알고 나면 그리 고무될 일도 아니다. 모델하우스가 붐비는 진짜 이유는 정작 ‘덤핑 판매’ 때문이다. 이 곳은 ‘시세보다 18~22%나 싸게 공급 중’이라는 게 홍콩 부동산 업계의 관측이다.

홍콩 리펄스 베이(淺水灣)·피크(山頂)·미드레벨(半山)…. 홍콩 정관계 거물급과 리자청(李嘉誠) 등 재벌, 류더화(劉德華) 등 연예계 스타들이 사는 부촌으로 유명한 곳이다. ‘홍콩의 베벌리힐스’라는 별명도 붙어 있다.

그런데 이곳 집값이 요즘 형편없다. 피크 지역 다이너스티 코트(Dynasty Court) 집값은 1998년 제곱피트당 최고 2만홍콩달러(310만원)에 도달한 적이 있다. 대략 평당 1억원이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요즘, 이 아파트 가격은 제곱피트당 7800홍콩달러(120만원). 평당가로 환산하면 4200만원 남짓이다.

홍콩 주거용 아파트 가격은 1997년부터 올 1월까지 73% 가량 하락했다. 올해도 이미 8%가 하락했고, 앞으로 5~10% 가량 더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는 전망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은 부동산 거품에 따른 개인·기업경쟁력 약화→개인·기업들의 탈 홍콩 바람→부동산 수요 감소→가격 하락→개인·기업 주택대출 연쇄부도→주택 매물 증가→가격 추가 하락 등의 연쇄적 악순환의 결과다. 여기에 물가가 싼 인근 중국 광둥성과 단일경제권화 작업도 가속화돼 디플레이션 압력을 배가시킨 요인이었다.

부동산 거품은 경제에 필요 이상 큰 충격을 안겨줘 왔다. 아파트 가격 하락은 모기지나 주택대출금 상환능력을 떨어뜨렸고, 결국 개인파산자 속출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실업률은 지난 5월로 7.8% 선. 영국 식민지 시절이던 1997년 6월의 2.1%와는 비교하기도 창피할 정도이며, 홍콩 역사상 최고 수치다.

부동산 거품은 국가 재정도 붉은 빛으로 만들었다. 홍콩 재정은 2001년 60여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연속 대규모 적자를 봤다. ‘만성적 적자구조로 들어섰다’는 불안감마저 팽배해 있다. 3000억홍콩달러(46조원)규모의 재정적립금이 있지만 이대로 가면 5년을 못버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사회도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다. 홍콩 이공대 응용사회과학과 종젠화(鍾劍華) 교수는 “실업문제가 가정폭력, 패륜 등 사회문제로 변질되고 있다”고 말했다. 집없는 노숙자도 늘고 있고, 자살률은 이미 아시아 1,2위 수준을 다툰다. 관리직 근로자들의 94%가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20~30대 실업자의 11.4%가 두통약·마약을 복용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평당 1억원 시대’의 거품이 국가와 사회, 시민들에게 미치는 부작용은 너무나 크다.

홍콩=이광회 조선일보 특파원(santaf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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