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들들아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명철을 얻기에 주의하라. 2 내가 선한 도리를 너희에게 전하노니 내 법을 떠나지 말라. 3 나도 내 아버지에게 아들이었었으며 내 어머니 보기에 유약한 외아들이었었노라. 4 아버지가 내게 가르쳐 이르기를 내 말을 네 마음에 두라 내 명령을 지키라 그리하면 살리라. 5 지혜를 얻으며 명철을 얻으라 내 입의 말을 잊지 말며 어기지 말라. 6 지혜를 버리지 말라. 그가 너를 보호하리라 그를 사랑하라. 그가 너를 지키리라. 7 지혜가 제일이니 지혜를 얻으라. 무릇 너의 얻은 것을 가져 명철을 얻을지니라. 8 그를 높이라. 그리하면 그가 너를 높이 들리라. 만일 그를 품으면 그가 너를 영화롭게 하리라. 9 그가 아름다운 관을 네 머리에 두겠고 영화로운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 하였느니라.
어느 날 6살짜리 아이 영호가 아빠와 함께 대중목욕탕에 갔습니다. 그는 목욕탕에 앉아 대야에 발을 담그며 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물이 담긴 대야를 들고 아빠에게 갔습니다.
"아빠, 내가 물 떠왔어. 이걸로 세수해."
"영호야, 발 담근 물로는 세수하는 거 아냐!"
"왜?"
"발 담근 물은 더러우니까 그렇지."
"응, 더러운 물이야? 발을 담근 물이니까?"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야에 있던 물을 바닥으로 쏟아버렸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아이는 아빠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아빠가 너무 이상했습니다. 아빠는 여러 사람들이 발을 담그고 있는 탕 속에 앉아서 그 물로 얼굴의 땀을 씻어내고 있었습니다. (이경환, 연탄길, 33)
우리는 자녀들에게 항상 교육을 하며 살아갑니다. 정말 지혜롭게 가르치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잘 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다가도 가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점에서 그만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이는 가르친 것과는 아주 다르게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심각한 문제는 부모 스스로 그 실수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우리의 지혜롭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읽은 본문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교육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부모가 사랑하는 자녀를 가르치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그 중요성에 대해 세익스피어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부모들의 소리는 하늘의 소리이다. 부모들은 그들의 자녀들에게는 하늘의 대리자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격언도 있습니다. "자녀는 부모의 잔소리를 먹으며 자란다."
그런데 오늘 말씀은 한 걸음 더 나가서 부모가 자녀에게 지혜를 가질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자기도 자기의 아버지에게서 받은 것을 전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는 교육의 전승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의 말씀을 기록한 사람은 솔로몬 왕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는 그의 아버지 다윗에게 가르침을 받은 것을 그의 아들 르호보암에게 전하는 것이 됩니다. 지혜는 오래 될수록 더 진실된 삶의 방법을 담게 됩니다.
이 세상의 아버지가 된 사람은 자기의 자녀들에게 지혜를 가르칠 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자녀들도 이 세상을 사는데 지혜를 추구하며 살아야 합니다. 세상의 지혜라도 가지는 것이 가지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미련한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지혜는 이 세상을 선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과 접근자세를 말합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도 아버지는 아들에게 '선한 도리'를 가르치고자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선한 도리로서의 지혜는 무엇입니까? 이는 자기를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유익을 가져다 주는 길입니다. 우리는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함께 살기에 다른 사람의 유익도 생각하며 자기의 것을 약간 양보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최대공약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자기의 유익만을 위하여 사는 자세는 꾀입니다. 이것은 세상을 사는 지혜가 아닙니다. 남들보다 좀더 약삭빠르게 무엇인가를 구하고 이를 취하는 것은 자기만을 아는 이기적인 마음입니다. 이를 절대로 지혜라고 하지를 않습니다. 지혜는 함께 살아가는 가운데 서로에게 가장 유익한 길을 찾는 진리입니다.
이에 더하여 오늘 말씀은 하나님의 자녀된 우리가 이 세상의 지혜 이상의 지혜를 가지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의 영적인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의 지혜를 얻으라고 전합니다. 이 지혜은 이 세상의 지혜가 아닙니다. 단순히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가 아니란 말씀입니다. 이 지혜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요, 하나님을 향한 것입니다.
이 지혜에 대하여 성경은 여기 저기서 말씀을 하십니다. 욥기 28:28을 보면 "주 하나님을 경외함이 곧 지혜요 악을 떠남이 명철이다"라고 말씀합니다. 이어 시편 111:10은 "여호와를 경외함이 곧 지혜의 근본이라. 그 계명을 지키는 자는 다 좋은 지각이 있나니 여호와를 찬송함이 영원히 있으리로다"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잠언 9:10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지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우리의 자세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평신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주석을 쓴 신학자 바크레이(William Barclay)는 "지혜는 최고의 지혜로써 하나님 자신에 대한 지식"이라고 말한 바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의 지혜를 추구하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의 지혜를 추구하는 자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것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움직이시는 하나님을 경외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법칙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분이 주시는 지혜를 깨닫는 자는 이 세상이 하나님에 의해 움직여지는 모든 비밀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지혜를 전하고자 많은 선지자들을 통해 말씀해 오셨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선지자였던 이사야 선지자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사야 65:8-9은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대하여 이렇게 소리 높여 전하고 있습니다.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 하나님께 온전히 의지하는 지혜를 보이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이렇게 역사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이와 연관된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마태복음 11:25-27을 보면 "천지의 주재이신 아버지여, 이것을 지혜롭고 슬기있는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어린아이들에게는 나타내심을 감사하나이다. 옳소이다. 이렇게 된 것이 아버지의 뜻이니이다. 내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내게 주셨으니 아버지 외에는 아들을 아는 자가 없고 아들과 또 아들의 소원대로 계시를 받는 자 외에는 아버지를 아는 자가 없느니라."
하나님이 이 세상을 어떻게 움직이실 것인가 하는 비밀은 이 세상에서 자칭 지혜 있고 슬기롭다고 여기는 자에게는 오히려 감추어져 있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 앞에서 어린아이같이 자신을 낮추는 자가 하나님의 그러한 비밀을 알게 될 것임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과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받은 자입니다. 그들만이 진정 하늘의 지혜를 얻게 됨을 예수님이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구약성경이나 신약성경 모두는 진정 하나님께 의뢰하고 그분을 섬기는 자들에게만 하늘의 지혜가 내려진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하여야 할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온 세상을 창조하시고, 오늘도 이 세상을 움직이시며, 그 방향을 보여주시는 하나님 앞에 우리가 순종과 경외의 자세를 보일 때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이 세상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삶의 방향을 보게 하시며 이 세상에서도 앞서 나가게 하실 뿐만 아니라 영적으로는 진정 영원한 생명의 나라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혜를 가진 사람에게는 보상이 따릅니다. 이러한 모습을 오늘 본문은 명령에 이은 보상을 소개하면서 전하고 있습니다. 이를 신학에서는 명령법과 직설법의 결합이라 말합니다.
첫째로, 4:5-6을 보면, 지혜를 얻으며 명철을 얻으며 하나님의 입의 말을 잊지 말며 어기지 말 것이며 지혜를 버리지 말 것을 명령한 후에 '지혜가 너를 보호할 것'이라는 보상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가르침을 너무나도 귀하게 여긴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4세기 말에 신구약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한 제롬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그의 한 친구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백발이 다 된 내가 이제야 여호와께 지혜를 나의 친구로 삼게 해달라고 요청하네. 성경에는 지혜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네. '그를 사랑하라. 그가 너를 지키리라.'"(잠 4:6). 둘째로, 4:7을 보면, '지혜가 제일이니 지혜를 얻으라'는 명령과 더불어 '무릇 너의 얻은 것을 가져 명철을 얻을 지니라'는 결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셋째로 4:8을 보면, '지혜를 높이라. 그를 품으라'고 명령한 후 '지혜가 너를 높이 들 것이요, 너를 영화롭게 할 것이라'는 댓가를 약속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4:9은 '지혜가 아름다운 관을 네 머리에 두겠고 영화로운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는 약속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는 오늘 말씀을 전한 분으로 여겨지는 솔로몬의 삶을 생각해 볼 때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 가르친 내용의 기본을 전한 다윗은 정말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였습니다. 그는 평상시에 하나님을 잘 섬기다가 범죄할 때마다 하나님 앞에 납짝 엎드려 사죄하였습니다. 이는 바로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아는 자세요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세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가장 정직한 왕으로 평가되었고 하나님을 진정 마음과 성품을 다하여 섬기는 왕으로 평가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가장 넓은 영토를 다스리는 왕으로서의 영예도 이스라엘 역사상 받았습니다.
다윗의 아들 솔로몬도 초기에는 그러한 모습을 보였습나다. 솔로몬은 어린 나이에 왕에 올라 무엇을 할 바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우선 하나님께 일천번제를 드리며 하나님께 순종의 자세를 보였습니다. 바로 하나님을 경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그가 기브온 산당에서 이 제사를 드리고 잠시 잠에 빠져들었는데, 그때 하나님이 그에게 나타나 물어봅니다.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 솔로몬이 대답합니다. 자신이 어려서 나라를 다스리기에 부족하니 지혜를 달라고 구합니다. 이에 하나님은 크게 감동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재물이나 더 큰 권력을 구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지혜를 구하는 모습에 지혜와 더불어 재물의 복과 권력도 함께 주시는 것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신앙을 잘 지키던 솔로몬에게도 위기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세에서 떠나 세상의 정략적인 방법을 따랐습니다. 특히 당시의 강한 나라 애굽과의 평화를 위해 그 나라의 공주를 아내로 맞이하였습니다. 이는 정략결혼입니다. 그 아내를 기쁘게 하여야 애굽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기에 그는 그 아내가 가져온 우상에 대하여 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음을 보이는 것이요,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그의 길은 몰락의 길로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세상적인 지혜도 필요함을 인정하시지만, 다른 신을 섬기는 면에 있어서는 절대로 용납하시지 않습니다. 이는 하나님을 경외하라는 하나님의 지혜와는 전혀 대치되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은 애굽과의 친선유지를 하는 세상적인 지혜를 사용하면서도 그의 아내를 설득하여 하나님을 섬기는 길로 들어서게 하는 하나님의 지혜를 택하여야 했을 것입니다. 마치 고려왕국 때 공민왕이 노국공주로 하여금 그녀의 친정 원나라보다 남편의 나라 고려를 위하여 더욱 힘을 쓰게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솔로몬도 하나님을 섬기도록 애굽공주를 설득했다면 하나님도 더 놀라운 방법으로 이스라엘을 지켜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을 때 하나님은 그 나라를 반으로 나누시고 말았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위기를 자주 대합니다. 하나님과 세상적인 것 사이에 분별력을 잃고 세상적인 것으로 빠질 때가 너무 많이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우리의 자녀들을 교육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지켜나간다는 것은 알면서도 그리 쉬운 것이 아닙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을 자녀로 둔 부모의 경우 이를 지켜나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세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데, 고등부 예배에 참여하게 하자니 시간이 안 맞고 이 예배시간에 맞추어 생활하게 하자니 여러 가지로 손해보는 것 같아, 일 년동안 신앙생활을 유보하게 하는 경우가 많고 그래도 신앙을 지키게 하기 위해 1부 예배 혹은 2부 예배에 데리고 나오는 분들이 혹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목회자도 고민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주일에 하나님을 예배하게 하는 자세도 가지게 하고 학업도 잘 이루어 나갈 수 있게 할 수 있는가? 교역자들과 교사들이 그들을 위해 좀더 시간을 할애하여 주일 아침 일찍 그들을 위한 예배를 마련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닌가 연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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