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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동포돕기 앞장 큰 보람” 김동완 KNCC 총무 퇴임회견
오는 18일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김동완 총무는 10일 낮 퇴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총무는 이날 기자회견장인 기독교회관 인근 한 음식점에 나타나자 마자 “최근 주한미상공회의소 점거 농성사건으로 구속된 둘째 딸이 중형을 받을 것 같다”는 말로 시작했다.하지만 “딸이 운동권으로서 정직하게 사는 것에 대해 다행”이라며 자랑스러워 했다.
김총무는 “지난 8년간 하나님의 은혜로 지낼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하며 아쉬었던 부분에 대한 부끄러움을 안고 떠나간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총무는 지난 8년간 총무로 재직하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일른 부임하자마자 예장통합이 권호경 전 KNCC 총무가 CBS 사장으로 내정된 것과 관련, KNCC 참여를 중단한 것과 94년 철도 노동자들이 KNCC 사무실로 피신했다가 구속된 사건을 꼽았다.예장통합의 참여중단은 KNCC의 기반이 흔들리고 지금까지 재정적자의 여파를 가져왔다는 측면에서,철도 노동자 구속 사건은 KNCC가 쌓아왔던 노동자의 피난소와 성역의 이미지가 무너졌다는 의미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는 김총무가 걸어야할 험난한 여정의 시작이었다.북한 김일성 주석 사망에 대한 조의를 표하고 정부에 신고하지 않은채 북한 인사들과 접촉해 조사를 받는등 가시밭길은 계속됐다.김총무의 시련은 그러나 오늘날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의 씨앗이라는 보상으로 다가왔다.
김총무 역시 KNCC가 사회 어느단체보다도 선도적으로 북한 동포 돕기에 앞장서고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의 계속된 만남을 이룬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다.또 노근리 미군학살문제를 세계에 알리고 타 종교와의 대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점,기하성을 KNCC 회원교단으로 받아들여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연합운동의 물꼬를 튼 점을 기억에 남는 일로 회상했다.
KNCC의 재정 악화는 떠나는 김총무도 끝까지 가슴에 남아 있는 부분이다.김총무는 “빚을 남기지 말았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돈 문제는 기독기업인들이 기부하는등 기부문화의 활성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30년을 기독교 단체에서 헌신한 김총무의 마지막 소망은 의외로 소박했다.그는 “그동안 교계의 큰 사업만 한다고 가난한 농촌 교회등을 찾아가지 못했다”며 “앞으로 스스로 자비량으로 가서 제 경험을 강연하고 설교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