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교회'로 오세요 2002-04-04 20:50:39 read : 28346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 원주 오크밸리 교회
다음달부터 공무원들의 주5일 근무제가 시범 실시되는 등 이틀 휴무제가 본격적으로 열기기 시작하면서 주일 교회 출석률 하락을 고심해온 교회가 적극적인 타개책을 마련하고 있다.
여러 종교 가운데 주 5일 근무의 확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게 개신교쪽이었던 게 사실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애초 주5일근무에 반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주5일 근무가 확대되면 불교는 산사를 찾는 사람이 오히려 많아지고, 천주교도 전국에 수많은 수도원들이 이미 다양한 주말 피정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어 개신교에 비해 여건이 나은 것으로 보인다.
여가와 레저에 대한 욕구가 늘고 있는 대중들의 성향은 교회의 예배 참여에서 일찌기 변화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의 대형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경우 이른 아침인 7시에 시작하는 1부 예배의 경우 교인들이 선호하는 조용기 목사가 설교하지 않는데도 3년 전 6천여명에서 1만여명으로 늘어났다. 이런 현상은 일요일 낮에 예배를 보던 신자들의 상당수가 여가를 즐기기 위해 예배를 아침으로 앞당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개신교의 반대 여부와 상관 없이 주5일 근무가 현실화하기 시작하자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교회들이 나타나고 있다. 주로 대형교회들이 주말에 교외로 떠나는 교인들을 위한 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도 1만여명이 기도만 할 수 있는 경기도 파주 오산리기도원에 수영장, 헬스장 등 레저시설을 설치하기로 하고, 올해 안에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주5일근무에 가장 먼저 대비한 교회는 강남의 대형교회인 사랑의교회다. 사랑의교회는 99년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고성산 골짜기에 안성수양관을 지어 매주 주말에 600여명의 교인들이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세미나실, 놀이방, 농구장, 놀이터 등이 있는 이곳에서 주말에 가정사역프로그램이나 부부성장학교, 캠프 등에 참석하고 일요일 오전 11시에는 서초동 교회 예배에 위성 생중계를 통해 함께 한다. 안성수양관은 조만간 어린이놀이터와 잔디밭, 야외 탐험시설 등 주말에 레저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랑의교회 주말교회 담당자인 권오주 전도사는 “처음 주5일교회가 실시되면 당분간 주말마다 야외로 나가는 현상이 벌어지겠지만 결국 비용때문에 계속 나가기를 어려워 가족들과 휴식도 취하고 영적으로 위안도 얻을 수 있는 곳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며 “쉼과 회복이 있는 곳으로 주말교회가 가장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락교회가 부산 도심에서 20여㎞ 떨어진 근교에 교회와 실버타운, 청소년회관 등이 함께하는 미래형 복지타운을 2008년까지 완공하기로 하는 등 교인을 위한 주말 시설을 마련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특히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는 콘도 안에 지난해 손님들을 위한 주말교회를 열었다. 목사가 상주하지 않는 이 교회는 서울 한일교회 강영규 목사를 초빙해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예배를 하고, 휴가철과 주말에 공연단과 찬양가수 등의 공연을 열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조연현 기자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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