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은 쇼핑몰을 건축하는 개발업자의 성급함과 거친 태도를 버리고 토지를 경작하는 농부의 근면함과 헌신적인 태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목회자들의 목회자’로 더 잘 알려진 유진 피터슨은 미국 리젠트신학교의 영성신학 명예교수로 지금은 몬태나에서 저술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그의 신간 ‘성공주의 목회 신화를 포기하라’(좋은씨앗)는 시장원리에 물들어 있는 오늘날의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던지는 뼈있는 한마디이다.저자는 이 책에서 ‘요나서’의 비유를 통해 올바른 목회적 소명과 하나님의 질서가 무엇인지를 담아내려 하고 있다.요나서의 희극적인 요소와 과장된 표현을 사용해 세속 문화의 영향으로 발생한 ‘성공의 우상’을 간접적으로 꼬집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요나서의 문학적 흐름을 받아들이며 그것을 5 단계로 나누어 성공주의 목회 신화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그 첫단계는 요나가 다시스로 향하는 배를 탄 것을 두고 진정한 목회의 부르심을 버리고 직업적인 성공을 추구하는 목회자들의 현실과 비교한다.목회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체질화되어 있는 과장되고 거만한 낭만주의가 있기 마련이며 이는 곧 요나가 다시스로 향하는 배를 탄,즉 말씀을 거스른 불순종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다음으로 요나가 풍랑을 만난 후 바다에 던져진 사건인데 저자는 이를 종교적 직업에 빠진 현대의 목회자들의 ‘소명의 상실’로 해석한다.목회는 종교 사업을 관리하는 일이 아니라 영적인 탐구 과정이어야 함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또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서 기도한 사건은 묵상의 시간과 장소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것으로 하나님과의 독대가 목회자에겐 반드시 필요함을 의미한다.개인의 신앙과 공적인 사역 사이에 틈이 생기면 목회자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까지 파멸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네번째 단계로 요나가 니느웨에서 말씀을 전파한 일과 관련해 “부흥사들이 싸구려 서커스를 패러디했듯이 최근의 목회자들은 기업의 경영자를 어설프게 패러디하고 있다”며 목청을 높인다.껍데기만 설교자요 목회자인 오늘날의 목회자들에 대한 질타인 셈이다.그러면서 “목회의 사역은 성공적인 시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복음이 성숙함에 이르도록 가르치고 양육하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마지막으로 요나가 박넝쿨 아래서 하나님께 대적한 일에 빗대 신학적으로는 제대로 알지만 영적으로 부족한 목회자와 비유한다.영적인 지도자는 문제의 해답을 주거나 무식한 사람에게 지식을 부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성도를 있는 그대로 대해주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피터슨은 “외형적 성장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것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것들이 목회의 본질이나 핵심인 하나님 부르심의 뜻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그 부르심은 다름아닌 사람들을 영적으로 돌보는 것”이라고 말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