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는 은사의 애절한 영혼의 호소를 전달했었다. 2부는 그 스승에게 배운 제자로서, 같은 예배 문제를 토로하려고 한다. 나는 주일 예배를 60년 넘게 인도하고 있는 목사(牧事)이다. 다른 목사도 주일마다 예배 인도를 함으로 목회를 이어간다. 멈춰서는 안 될 예배, 건너뛰어서도 안 될, 정확한 날 정확한 시간에 예배 책임자로서 사명을 다 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종교 개혁 500주년 관련 행사는 참 많았으나 조금 아쉬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교 개혁 500주년이라면서도 개혁의 의지도, 열기도 보이지 않고, 늘 하고 있는 것들을 반복할 뿐, 개혁은 추억만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배운 개혁은 잘못을 뜯어고쳐서 바로잡는 것이었습니다. 현대 교회에 잘못된 것이 오죽 많습니까? 더욱 잘 해보겠다는 소리들은 새해 메뉴 같습니다. 종교 개혁과는 상관없는 소리 같지 않습니까? 어느 것 하나도 개혁하겠다는 소리가 들리지 않은 것이 참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내 귀가 잘못 들은 것이라면 용서해 주십시오. 내가 무슨 자격이 있어서 이러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목회를 오래 하다 보니 이런 말 한마디는 하고 싶어서 그럽니다.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노파심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렇게 말해도 좋은 뜻으로 듣겠습니다.
“한국 교회 예배로 망한다”는 말은, 55년 전에, 내가 신학교 졸업반이었을 때 A 교수의 강의 시간에 들었던 말입니다. 55년이 지나도록 기억이 나는 것은, 내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그 강의가 무척 명강의였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학생들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모두가 그 강의에 몰입되었던 탓으로 이런 글까지 쓰게 된 것 같습니다.
한국 교회가 망하기를 누가 바라겠습니까? 그 교수는 누구보다도 한국 교회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가슴 타는 절규를 하셨던 것 같습니다. 나는 그 분의 제자로서 스승님의 애가 타는 향기를 음미하면서 이 글을 씁니다. 한국 교회가 망하지 않게 하는 일이라면 나부터 나서고 싶습니다.
그 당시는 예배가 오늘처럼 문란하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그 때 대책을 잘 세웠더라면 오늘처럼 되지는 않았을런지 모릅니다.
그 강의는 예배가 잘못되는 교회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해서 우리 제자들은 나름대로 그 뜻을 받들어 지켰습니다. 나 역시 주일 예배 외에 어디에도 예배라고 쓰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그렇게 하는 줄 알고 지나왔습니다. 지나고 보니, 그렇지 않고 강둑이 뚫려서 계속 물이 새어든 것 같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책임질 일입니다.
교회가 대책 없이 이대로 계속 나가면 망한다는 생각은 나도 동감입니다. 그 문제가 예배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때 가만히 있는 목사는 비겁합니다. 알고도 모른 척 한다면, 사특한 목사일 것입니다. 아무렴 어떠냐고, 남들이 하는 대로 두고 보겠다면, 그런 목사는 태만합니다. 내가 바로 그런 벙어리 개와 같이 잠자코 있는 목사 같습니다.
예배는 절대적 권위와 가치입니다. 누구라도 변질시키면 용서받지 못할 만큼, 질 나쁜 죄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관행인 줄 잘못 알고 그렇게 했다면, 즉시 회개할 일입니다. 어떤 공론이나 변론도 할 수 없는 엄중한 계명입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며 해결의 길을 찾아야 한국 교회가 삽니다. 부디 이 늙은 목사의 글을 무시하지 않아야 정직한 목사입니다.
잘못된 예배란 하나님의 영광에 방해가 되는 경우입니다. 결혼식을 결혼 예배라고 하는 것은 예배 모독이며 결혼 방해입니다. 결혼은 법도입니다. 결혼은 법도를 지키는 예식입니다.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 아니고 신고하는 절차입니다.
구교는 결혼을 성례에 포함시킵니다. 그러나 개신교회는 예식으로 지킵니다. 예배는 엎드려서 받드는 엄숙한 것입니다. 결혼은 받들어 올리지 않고 인간이 누리는 축복 행사입니다. 위임식도 그렇고, 봉헌식도 그렇습니다. 법도는 신고하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참으로 황당한 것은 사람이 죽었는데 무슨 예배입니까? 장례식, 입관식, 발인식, 하관식, 그 중에 어느 것도 예배라고 붙이면 절대로 안됩니다. 하나님은 산 자의 하나님이십니다. 유족들을 위로하는 엄숙한 장례식이 정확합니다. 그런 잘못은 예배 모독이 아니라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입니다. 장례는 엄숙하게 슬픔을 위로하는 것입니다. 예배는 기쁜 것입니다. 장례가 기쁩니까? 아닙니다. 하나님께는 예배, 인간에게는 예식이 정도입니다.
교회의 일반 행사는 예식으로 치루는 것이 정상적입니다. 예배라는 용어를 갖다 붙이기만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신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죄 중에 무서운 죄가 하나님을 망령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알아야 하나님을 믿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배를 함부로 쓴 탓으로 불벼락을 맞은 일도 많습니다. 역사와 전통에 준엄한 의식을 불법으로 무조건 예배로 둔갑시킨 것은 봐 줄 수가 없는 일입니다. 위임식, 봉헌식, 기념식, 축하식, 임직식이 정확합니다.
참으로 웃지 못 할 비극은 천국 환송 예배라는 기상천외한 말입니다. 한국 교회에서만 쓰는 망언입니다. 천국문은 교회 관할도, 소관도 아닙니다. 그런데 감히 어떻게 천국 입장을 땅에서 시킵니까? 엄숙하고, 경건하고, 진정과 신령으로 드리는 것이 예배입니다. 사람이 조작하는 것은 예배가 아닙니다. 누가 그런 걸 모르는 줄 아느냐고 화를 낼지 모르겠습니다. 알면서 그런다면 더욱 가소롭습니다. 잘못을 고칠 생각을 하는 것이 양심이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더욱 경악할 예배는 개인을 축하하는 축하 행사조차 예배라고 하니 그런 정신이 걱정됩니다. 노회장은 노회에서 취임하고, 총회장은 총회에서 취임하는 즉시 회장직을 수행합니다. 개 교회와는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 그것이 무슨 영광이라도 되는 것입니까? 노회원이 노회장 되고, 총회원이 총회장 되는 것은, 회의를 진행하는 질서 유지에 이바지하는 것 이상의 권좌가 아닙니다. 그런 것을 과장하면 사치가 되고 지나치면 사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명예라고 교인들에게 가르치면 불법입니다. 그런 전례를 따라하지 않는 것이 개혁이고, 깨끗한 목사의 정신입니다. 그런 악습은 교회가 부패하였다는 것 외에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노회장, 총회장이 그러면, 교회와 교인들도 그런 것을 배웁니다. 누굴 신뢰하라고 목사들이 그런 폐단을 만듭니까? 목사에게 무슨 벼슬처럼 과장하는 타락상이 교회가 무너지고 있다는 징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께만 드리는 예배를 자기들 편한대로 남용하면서 아무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면, 교회 문 닫고 무덤 팔 생각을 합니까? 무슨 생각으로 그러고 있습니까? 제발 정신 좀 차리시고, 목사직을 가치 있게 지켜갈 생각을 하십시오. 교인들은 보고 있습니다. 목사는 무슨 배짱으로 예배를 날조하는지, 그것만은 안 됩니다.
예배 용어만 바로 제자리에 놓으면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배를 원래 자리로 환원시켜야 합니다. 예배는 교인이 드립니다. 목사는 인도자입니다. 교인을 위해서 예배가 있습니다. 목사가 마음대로 하면, 예배라 할 수 없습니다. 현대 교회는 목사가 예배의 인도자라고 써놓고 실제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예배를 방해하는 나쁜 버릇이 생겼습니다. 한 두 가지 방해가 아닌데도 본인은 잘하는 줄 착각합니다. 하나님이 받으시는 참 예배는 그러면 곤란합니다.
그 때 그 교수님이 오늘의 교회를 향해 뭐라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자기 제자들이 무능하다고 책망할 것 같아서 자책도 하는 김에 긴 이야기로 심기를 불편하게 해 드린 점,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빕니다.
세월이 가면 사람이 늙는 것처럼, 모든 것이 세월을 못 이겨서 퇴화가 되기 마련이다. 2,000년 간 예배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생각을 해보고, 한편 예배가 얼마나 퇴화되었는지 함께 생각해 볼만하다. 잘 된 것은 이야기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 잘못이 누적되어 굳어버린다면 체념이 불가피하다. 그런 상태로 계속 가다보면, 잘못이 정도처럼 생각되어져 아무 가책도 느끼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는 것은 비극이다. 지금 한국 교회 예배가 굳을 대로 굳어져서 바로잡기가 불가능할 지경이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썩은 부분이 있어도 목사의 권위가 손상될까봐 굳은채로 태연하게 예배한다. 예배는 하나님께 올리는 제사다. 목사가 중간에서 바르고 참되게 역할을 잘해야 한다. 그런데 목사가 오히려 무슨 방해를 한다면 그것은 안 될 일이다.
하나님이 받으시기에 합당치 않게 변질된 구린내가 난다면 제사가 이미 실패이다. 그런 사례가 있다고 인정하면 한국 교회는 희망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그런 생각을 한다고 나를 이단으로 몰아갈 것이다. 누가 더 이단적인지 한번 짚어보고 싶다. 감각이 마비가 되면 무슨 말도 소용없다. 예배가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예배는 목사의 것이 아니다. 예배는 교인들의 것이다. 목사가 없어도 예배는 드릴 수 있다. 그러나 교인이 없으면 예배를 드릴 수가 없다. 목사와 교인이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둘 중에 누가 더 중요한가? 당연히 교인이 90% 더 중요하다. 목사는 10% 쯤이라고 후하게 배려한다. 목사는 얼마든지 초청이 가능하다. 그러나 교인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교인은 스스로 나오는 진실한 자다. 목사는 직무상으로 나오게 되어 있는 업무이다. 교인은 무슨 핑계로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목사는 절대로 그럴 수 없는 구속된 자이다. 하나님은 어느 쪽 예배를 더 기뻐하실까? 당연히 교인들의 예배를 더욱 기뻐하신다. 그 교인들 덕분에 목사가 일이 있고, 존재 가치가 인정된다.
교인들의 예배를 만족하게 하는 것이 목사의 직무이고 책임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인들은 자기 목사를 최대한으로 대우하고, 존경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보면, 목사와 교인의 관계는 아주 많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서로서로 상대방을 존경하여야 마땅하다. 어느 한 편에서라도 상대를 무시하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예배는 물론 수포로 돌아간다.
예배는 어느 쪽이 더 신경을 써야 하는가? 그것은 100% 목사가 책임을 져야한다. 그 까닭은 그런 교육을 받고 훈련을 받아 목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 교회 중에는 목사가 교인을 무시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특히 예배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교인을 무시하는 예배는 예배라 할 수 없다. 그런 것을 전혀 모르고 있는 목사가 너무 많다.
이것이 이 시대의 가장 큰 비극이다. 목사 자신이 교인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가르쳐 주어도, 인정하지도 않고 고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한다면 예배가 달라지고, 교인이 달라지고, 하나님의 응답이 달라질 것이다. 목사 자신도 마음이 편하고, 일이 쉽고, 관계가 부드럽고, 만사가 아름답고, 목사를 교인들이 우러러 받들게 될 것이다.
목사들 중에는 피해망상증 환자가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교인들 좀 잘 되게 해 주라고 하면 당장 반발한다. 목사가 잘 되면, 교회가 저절로 잘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목사 잘 되는 교회를 만들어 보려고 온갖 꼼수를 다 부리는 추세이다. 교인이 잘 되는 교회가 주님의 교회이다. 선한 목자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기 때문이다.
목사들은 교인을 위하여 무엇을 버리는지 자기가 잘 알 것이다. 교인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알면서 이행하지 않으면 가짜일 수 있다. 아니면 가증하던가! 그렇지도 않다면 가소롭다, 할 것이다. 목사가 그 정도라면 상태가 최악이다. 종교 개혁 500주년에 기념, 각성 그런 것 말고 고칠 것을 고쳐야 한다.
이 글을 읽고 열 받을 목사들 얼굴이 환하게 떠오른다. 그래도 시기를 놓치고 슬피 울며 이를 갈지 말고, 때를 살려 제대로 된 목회를 하고 나면, 그 때 내 말이 거짓이 아닌 것을 고백하게 될 것으로 믿고 이 글을 마감한다. 교인을 무시하는 내용을 여기에 적어주면 엄청난 역효과가 날 것을 알기에, 여기에 알려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조정칠 목사는 한국의 농촌과 도시, 미국의 뉴욕과 필라델피아 등 "다양한 곳에서 성도를 위로하는 설교자로 살아 오셨다. 낮은 곳, 소외된 사람 그리고 스스로 일어설 힘이 없는 자들에게 힘을 주고, 성도들을 외롭지 않게 하는 목회의 길을 걸어오셨다. 마음이 따뜻하신 조정칠 목사님은 그의 마음을 글로 풀어 놓은 일을 쉼 없이 하여, 우리의 생각을 하나님께 더욱 맞추고, 우리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 많은 저서들을 남겼다.
조정칠 목사의 저서 : <청노>, <예수의 소금론>, <옹신론>, <예수의 첫나들이>, <사람 안에 사람있어>, <요한의 예수환상곡 G 장조>, <하얀마을 사람들>, <라합의 러브 스토리>, <숨쉬는 이야기>, <목사는 개를 좋아하는가?>, <목사의 죄>, <베드로 다시보기>, <어머니의 목회학>, <수가성 그 여자>, <그 여성을 변호한다>, <어머니 기도학>, <순애보>, <숨쉬는 이야기>, <작은 부흥회>, <전라도 사람들> 외 다수가 있다.
조정칠 목사는 뉴욕으로 이민을 오셔서 서울장로교회(든든한교회의 전신)를 개척하여 섬기시다가 한국에 있는 신용산교회의 청빙을 받아 사역지를 서울로 옮기셨다. 신용산교회를 섬기던 중 실명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신용산교회를 사임한 후에, 대전에 있는 혜천대학의 교목실장으로 혜천대학교회를 섬기다가 은퇴한 후에, 자녀들이 살고 있는 미국으로 돌아오셨다.
중부 뉴저지(Edison)에 거주하시면서, 필라델피아에 있는 불루벨한인장로교회의 설교목사로 강단을 지키고 계신다. 뉴욕목사회장을 연임한 유일한 목사님이시다. 8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고령임에도 여전히 집필을 계속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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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설교는 참 듣기 거북하다듣기 거북한 설교 리스트
대신대학교 강사 역임, 예장 충진교회 집사
1. 성경 한 구절 읽어놓고 완전 자의적 해석과 함께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할 때
2. 어떤 사람을 부각시키며 과장되고 각색된 내용으로 그 사람의 믿음을 높이고 칭찬할 때
3. 예화가 뜬금없고 오직 주위를 집중시키려는 의도로 유머같지 않는 유머를 할 때
4. 저주성 설교 즉 목사한테 잘못하면 벌을 받는다는 것과 함께 실제 다른 교회의 사례를 들 때
5. 미리암 산발랏 엘리사의 사건을 주제로 목사를 반대하면 저주를 받는다는 식의 설교를 할 때
6. 비판당할 일을 수시로 하면서 비판하지말라는 설교를 할 때
7. 교회의 행사나 계획을 관철시키려는 목적을 정해 놓고 그 결론으로 유도하는 설교를 할 때
8. 나쁜 말을 하는 건 없으나 복음이 없이 윤리 강의처럼 하는 설교를 할 때
9. 초신자나 불신자의 입맛에 맞춘다고 진정한 복의 의미는 말하지 않고 무조건 믿으면 복받다는 것만 주로 얘기하는 설교를 할 때
10. 강해식 설교를 하면서도 당시의 상황이나 문화적 배경은 설명하지 않고 오로지 문자적으로만 해석하는 단세포적인 설교를 할 때
11. 설교하는 중에 예화나 간증을 위해 화면 .가득히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사진을 띄워 놓아서 잔상만 남게 하는 설교를 할 때
12. 문제가 많은 록펠러나 한국의 소위 기독인 사업가를 부각시키면서 교회를 짓거나 헌금을 많이해서 부자된 사람의 이야기를 부각시키는 설교를 할 때
13. 어떤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침소봉대해서 마치 대다수의 견해인양 은근히 자기 자랑하는 설교를 할 때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이재록씨의 집회 모습. 수십 년간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일보DB
이단들 잇따른 성추문… 애꿎은 정통교회 불똥 기사의 사진
‘서울 대형교회 목사, 신도 성폭행 의혹으로 피소’.
11일 TV와 라디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온종일 오르내린 뉴스 제목이다. 마치 서울 지역에 있는 정통 교회 목회자가 성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읽힌다. 사실은 다르다. 범죄 의혹을 받는 장본인은 국내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이재록(만민중앙성결교회)씨다.
최근 번지고 있는 ‘미투’ 운동을 계기로 이씨를 비롯한 이단들의 폐해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일반 언론이 정통 교회와 이단을 구분 없이 보도하면서 대다수 건강한 교회에 불똥이 튀고 있다. 교계 차원의 대책 마련과 더불어 성범죄 예방 등 기독교 내부의 자정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
거짓 교리, 교주 신격화의 끝
이씨는 “(나에게는) 죽고 사는 권세가 있다” “(나는) 물 위를 걷는 것 외에 성경 66권의 모든 말씀을 이루었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자신을 신격화하는 발언들이다. 결국 그는 1990년 그가 속했던 예수교대한성결교회(예성) 총회와 타 교단들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됐다. 그는 예성 교단에서 제명된 뒤 독자적으로 ‘예수교대한연합성결교회’란 교단을 만들었다.
신격화 문제는 이단들의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최근 성범죄 의혹으로 분란에 빠진 또 다른 이단인 성락교회 김기동씨도 비슷한 경우다. 김씨가 잘못된 교리를 내세워 수십 년간 제왕적 권력을 휘두른 폐단이 뒤늦게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범죄로 10년간 복역했다가 지난 2월 출소한 JMS 교주 정명석씨 역시 직통계시에 의한 신비주의로 자신을 우상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잘못된 교리에 따른 신격화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초래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피조물인 인간을 구원자로 포장하고 범죄 행위까지 합리화하기 때문이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은 “신격화한 교주처럼 되면 무슨 일을 해도 죄사함을 받는다는 착각이 오늘의 성폭행 사건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단 전문가인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이씨의 경우 과거 두 차례나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미투’ 같은 사회적 대처나 안전장치가 부족했다”면서 “하지만 그를 추종하는 신도들은 자신들의 대표가 성범죄자로 추락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고, 어떻게든 지키려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만민중앙교회 측은 성범죄 의혹과 관련, “성폭행 성추행 보도는 사실무근이기 때문에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며 “한국교회가 지정한 이단 규정과 이씨에 대한 신격화는 잘 모르는 문제”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통교회-이단 명확히 구분돼야”
이씨에 대한 언론 보도 이후 인터넷 뉴스 댓글 등에는 정통 기독교와 교회, 목회자에 대한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관련 기사에 정통 교회와 이단이 구분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성 총무인 이강춘 목사는 “이단인 만민중앙성결교회 명칭에 ‘성결’이란 단어가 들어가는데, 우리 교단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단체”라고 설명했다.
심만섭 한국교회언론회 사무총장은 “유병언 정명석 김기동 등 이단들이 ‘기독교’ ‘복음’ ‘교회’ ‘예수’ ‘성결’ ‘침례’ 등의 용어를 차용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언론은 무조건 교회를 매도하기에 앞서 정통 교회인지 이단인지 반드시 확인을 거쳐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사태를 통해 교계에서는 목회자의 제왕적 리더십을 비롯해 성범죄 가능성을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미투로 드러난 성범죄 상당수가 절대적 권력을 악용해 이뤄진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탁 교수는 “성범죄는 이단 단체나 교회에 있어서 동일한 문제이며 모두 자성해야 한다”며 “바른 믿음과 삶을 가진 교회 공동체 모습을 갖춰가는 것만이 향후 대사회적 신뢰와 공신력을 얻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목격자 증언 불구 논란 계속
북한에 지하교회 “없다” “있다” 진실은? 기사의 사진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이 예배드리는 모습. 이들의 안전을 고려해 얼굴을 모두 모자이크 처리했다. 모퉁이돌선교회 제공
북한에 지하교회 “없다” “있다” 진실은? 기사의 사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교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원활하지 못했던 대북 인도적 지원을 늘리려는 이유에서다. 북한에서 예배나 행사를 갖기 위한 방북 신청도 줄을 잇고 있다.
북한에는 현재 평양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제일교회 등이 있고 출석교인 수는 350∼400명 정도다. 북한 당국은 가정예배 처소(신자 10여명이 매주 모여 예배를 드리는 가정집) 500여곳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양신학원에서는 목회자도 양성한다.
하지만 교계 일각의 판단은 다르다. 북한 사회의 특성상 지하교회의 존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선교 무용론까지 제기된다. 북한의 지하교회는 과연 존재하는가. 지하교회를 목격한 증언들이 있음에도 반론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하교회는 정부의 탄압을 피해 몰래 예배드리는 교회를 의미한다. 따라서 지하교회는 기존 체제에 저항하는 ‘저항성’과 ‘비밀성’을 특성으로 하고 있다. 이런 특성은 북한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을 것이라는 추론이 힘을 얻는 이유다.
탈북민 대부분은 북한에서 교회의 존재는커녕 예배드리는 것도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최옥 한민족학교장은 “북한은 하나님 얘기를 입 밖에 꺼낼 수 없는 곳”이라고 잘라 말했다. 북한 주민들이 하나님을 믿게 되면 김일성 일가를 신처럼 모실 수 없게 되니 아예 차단해 버린다는 것이다.
탈북민 이태원씨는 “북한에서 하나님을 믿으면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다. 그런데 북한 형법에 그런 조항이 없다. 때문에 다른 범죄(간첩죄, 국가반역죄 등)로 바꿔 정치범수용소로 보낸다”고 폭로했다.
북한선전대 출신 가수 백미경씨도 “한때 평양이 ‘동양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오히려 ‘종교가 없어진 유일한 나라’로 불린다”고 했다.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은 “북한의 봉수교회, 칠골교회 등은 진정한 의미의 교회가 아니다. 교회 모형 전시관이다. 통일전선부에 등록된 열성분자들이 참석한다”고 했다.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은 “북한은 ‘종교는 아편’으로 규정하고 배척한다. 공산혁명 완수를 위해 제거해야 할 대상이라고 선전한다. 이런 사상적인 배경에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철학사상과 유신론을 배척하는 무신론이 있다”고 했다. 또 “북한 주민들은 종교행위를 하면 서로 신고한다”고 했다.
‘북한에도 크리스마스가 있느냐’고 묻자, 최 교장은 “크리스마스 총공세(유엔군이 6·25전쟁 때 크리스마스 때까지 총공격한다는 의미)라는 말은 들어봤다. 하지만 딱히 어떤 단어인지 풀이해주는 교사는 없었다. 교사들도 뜻을 모르거나 안다 해도 알려주면 붙잡히니까 무서워서 안 알려준다”고 했다.
탈북 뮤지컬배우 김충성 목사는 “북한영화 ‘이름 없는 영웅들’에서 크리스마스 파티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예수님 탄생기념일인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 원장은 “만약 북한에 교회가 있다면 성경책을 가진 사람을 색출해 공개처형하고 감옥에 가두는 것은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크리스마스는 당연히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선교단체 관계자들의 설명은 탈북민들 얘기와는 달랐다. 북한에 지하교회와 신자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픈도어선교회 관계자는 북한 내 기독교인 수에 대해 “북한 내부 정보를 바탕으로 그 수를 20만∼40만명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며 “어떤 수치를 사용하건 북한에 대한 전반적인 해석은 북한교회가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6·25전쟁 전 북한에 약 50만명의 기독교 신자가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나자 많은 기독교인은 북한을 탈출했다. 전쟁이 끝나고 북한에 남은 신자들은 죽임을 당했고, 감옥에 갇히거나 오지로 추방당했다. 그나마 남아있는 교회는 지하로 숨을 수밖에 없었다.
모퉁이돌선교회 관계자는 “북한교회는 70년간 핍박당하면서도 여전히 건재하다. 교단에 속한 북한교회는 생존하지 못했지만, 지체로서 그리스도인의 존재는 북한에서 단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교회는 무형의 교회 형태이기 때문에 교인 수 집계가 쉽지 않다”면서도 “적게는 30만명, 많게는 50만명까지 본다. 이유는 해방 전부터 믿음을 지켜온 그루터기 신자, 식량을 구하러 중국에 왔다가 복음을 듣고 돌아간 사람, 감옥에 있는 10만명의 신자, 선교회가 직간접으로 관여하는 수만명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지하교회의 존재를 확인하는 증언도 잇따랐다. 에스더기도운동 이용희 대표는 “한 탈북민이 중국에서 복음을 듣고 북한에 들어가 복음을 증거하고 재탈북해 목회자가 됐다”며 “지금 북한엔 지하교회가 있고 비밀리에 전도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북한의 3대 독재체제도 이런 복음활동을 막진 못한다”고 했다.
NK.C에바다선교회 대표 송부근 목사는 “북한에 지하교회를 운영 중”이라며 “고위층이 살던 큰 집 지하벙커를 지하교회로 사용한다. 십자가도 벽에 걸려 있다. 매주 80∼120명이 예배드리고 함께 식사한다”고 전했다. 송 목사는 “한번은 북한 보위부가 지하교회 예배를 눈치 챘다. 하지만 ‘배고픈 주민들 밥 먹이는데 뭐가 문제인가’라고 둘러댔더니 그냥 넘어갔다”고 했다. 또 “지하교회 교인이 남조선은 잘사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보위부가 간첩으로 오해해 구속했다. 며칠 뒤 돈을 써서 나온 적도 있다”고 했다.
조기연 아세아연합신학대 북한연구원장은 “중국의 삼자(三自)교회도 어용 교회였다. 하지만 지금은 은혜로운 교회로 변화되고 있다”며 “북한의 봉수교회, 칠골교회 등도 어용 교회지만 외부에서 들어가 전하는 말씀은 진짜 복음이기 때문에 더디긴 해도 하나님의 역사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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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꼭 알아야 할 장례 지침서’ 펴낸 신성호 장로
“39년간 5000여회 장례식 돕다 보니 전도의 결실 따라와 감사”
[미션&피플] ‘교회가 꼭 알아야 할 장례 지침서’ 펴낸 신성호 장로 기사의 사진
신성호 지구촌교회 장로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출판사에서 반평생 넘게 이어오고 있는 교회장례 봉사 경험을 말하고 있다.
‘초상이 많이 나면 교회가 부흥한다’는 말이 있다. 관혼상제를 중시하는 한국의 유교적 문화가 교회에 영향을 미치면서 나온 말이다. 실제로 가족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유족들은 교회는 물론 목사, 성도들과 깊은 유대감을 갖게 된다. 40년 가까이 교회에서 장례봉사를 해 온 신성호(76) 장로는 “이렇게 장례가 중요한데 요즘 교회와 목회자는 그걸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기독교한국침례회 본부 요단출판사 회의실에서 신 장로를 만났다.
“하나님이 주신 사명, 장례봉사”
그는 젊은 시절 국제영화사의 제작부장으로 신상옥 감독을 수행하고, 영화 ‘스잔나’의 주제곡을 음반 제작하는 등 연예계에서 활동했다. 제작비를 날리고 낙향했다가 서울살이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80년 1월. 그는 강남중앙교회 김충기 목사로부터 경조위원회 총무로 임명받았다. “상가에서 물도 안 마실 정도로 싫었어요. 어느 날 장례식장에 가는데 하나님이 ‘이것이 너에게 준 사명이다’ 하시는 것 같은 마음이 들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있네요.”
건축업에도 손대고 한때 정치권에 발을 들이는 등 직업은 여러 번 바꿨지만 봉사만큼은 외길을 걸었다. 1994년 지구촌교회로 옮긴 이후 줄곧 장례위원으로 섬기며 지금까지 치른 장례식만 5000회가 넘는다. 병원 빈소 예약, 장례물품 마련은 물론 임종예배부터 입관·천국환송(발인)·하관·안치 예배까지 장례 일정 전체를 돕고 있다.
“주로 장례가 11월에서 5월 사이에 많은데, 여러 건이 몰리는 시기에는 하루 2시간 정도밖에 못 잤어요. 수도권 장례식장에 시신을 염할 사람이 없으면 아는 장례지도사를 불러 직접 염을 도왔지요.”
허례허식을 빼고 천국 환송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대형병원이나 장례업자들과 실랑이도 많이 했다. “한국에서 평민이 장례식을 치르기 시작한 건 조선시대 성종 때입니다. 수의나 완장은 일제 강점기 때 들어온 일본문화의 잔재예요. 화장(火葬)을 하면 비싼 수의 대신 평소 입던 옷을 권하고, 완장 대신 가슴리본만 달 것을 권합니다.”
“장례식장이 곧 전도현장”
현장에서 부닥치는 어려움도 적잖았다. 심지어 ‘네가 뭔데 남의 집 장례에 배 놔라 감 놔라 하느냐’며 귀싸대기를 날리는 유족도 있었다. 매번 죽은 자를 마주하고, 유족의 슬픔을 나눠야하는 궂은일을 왜 이토록 오래 해 왔을까. 그는 에피소드 하나를 들려줬다.
“우리 교회 장로님의 부친이 돌아가셨어요. 예수 믿는 아들, 며느리에겐 유산 한 푼 안 주겠다고 하신 분인데, 정성껏 모시던 며느리 덕분에 병상에서 약식 세례를 받으셨대요. 하지만 고인의 동생인 작은아버지는 기독교식으론 장례를 못 치른다고 버텼어요. 믿지 않는 딸들과 사위들도 반응이 안 좋았고요. 겨우 타협하고 설득해서 전남 순천으로 내려가 하관예배까지 마치고 기독교 추도예배 등에 안내를 했어요.
슬며시 작은아버지가 다가와 ‘나도 다 알아요. 그렇게 할 겁니다’ 하더군요. 2년 뒤 장로님의 모친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에 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그때 그 작은아버지와 다른 형제들이 함께 둘러앉아 손에 성경책을 들고 찬송가를 부르고 있는 겁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이처럼 정성껏 고인과 유가족을 섬기고 난 뒤 가족이 함께 교회에 등록할 때 느끼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례비를 들고 오는 이들에게 “교회에 등록할 때 인도자 이름에 내 이름을 적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돌려보낼 수 있는 이유다.
장례 풍경에 비춰진 한국사회상
40년 가까이 지켜본 장례 풍경엔 한국사회의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최근 잊을 수 없는 장례식은 60대에 이혼하고 70대에 세상을 떠난 유명한 국립대 교수의 장례식장이다. 황혼 이혼의 깊은 그림자를 목격했다. “아들의 간절한 부탁에도 이혼한 모친이 끝내 장례식장에 오질 않았죠. 상주가 못 마시는 술을 마시며 힘들게 버티는 모습이 안쓰러웠지요.”
가슴 아픈 장례식도 많았다. 1980년대 중동 건설 붐 당시 남편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나가 있는 동안 암으로 숨진 30대 여성의 장례식을 도왔다. “벽제 시립묘지에서 ‘우리 엄마 못 묻는다’고 몸부림치던 열 살 난 딸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질 않아요. 우리가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연한을 알지 못해 이렇게 살고, 슬퍼하는구나 싶어요. 그러니 아등바등 싸우며 미워하며 살지 말아야죠.”
따뜻하고 아름다운 장례식도 있다. “2년 전 교회의 시니어 목장 권사님이 돌아가셨어요. 아무 연고 없는 그분의 장례식을, 교회 시니어 성도 200여명이 마음을 모아 함께 치렀어요. 천국 가는 길을 배웅하며 노인들이 얼마나 감사해 하던지요.”
요즘 목회자와 교회들이 장례의 소중함을 간과하는 건 아닌지 그는 안타까워했다. 그 마음과 현장에서 체득한 정보를 담아 ‘교회가 꼭 알아야 할 장례 지침서’(요단)를 펴냈다.
“가족을 떠나보내는 이들의 슬픔을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은 목사님밖에 없다는 걸 잊지 마시고 꼭 위로해주세요. 장례 마치고 돌아오면 교구 목사든, 담임 목사든 유족들을 꼭 끌어안고 함께 기도해주면 더욱 좋겠지요.”
그는 지난해 4월 뇌출혈로 쓰러져 큰 고비를 넘겼다. 이동원 원로목사가 병문안을 와서는 “아직 하실 일이 남아서 안 데려가신 것이니 열심히 봉사하라”고 위로했다고 한다.
“여생을 힘 닿는 대로 장례교육을 해서 많은 사람이 장례의 소중함을 깨닫고, 장례봉사에 참여하도록 하고 싶어요. 이렇게 좋은 전도 기회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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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의 성경 열공… 8쪽짜리 교재로 매주 60∼90분 공부
드롤링거 목사·각료 10명 참석… 트럼프는 참석 않고 교재 받아 느낀 점 적어 목사에게 보내
백악관의 성경 열공… 8쪽짜리 교재로 매주 60∼90분 공부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무릎을 꿇은 채 목회자들로부터 기도를 받고 있다. 국민일보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 각료들은 매주 백악관에서 성경공부 모임과 기도회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들 모임에서 진행되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영국 BBC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선교회 창립자이자 백악관 성경공부 인도자 랄프 드롤링거(63) 목사와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보도에 따르면 드롤링거 목사와 백악관 성경공부에 참여하는 각료는 10명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 등이 모임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경공부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매주 드롤링거 목사의 8쪽짜리 성경 교재를 받아 공부한다. 드롤링거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료를 공부한 뒤 느낀 점을 적어 보내기도 한다”고 전했다.
드롤링거 목사가 인도하는 성경공부는 매주 60분에서 90분쯤 소요된다. 성경공부를 마친 뒤에는 드롤링거 목사와 신앙 상담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드롤링거 목사는 “각료들의 일정이 바빠 매주 전원 참석은 어렵지만 가능한 사람들은 꼭 참석한다”고 말했다.
성경공부 자료에는 성경 본문뿐 아니라 다양한 이슈도 실려 있다. 드롤링거 목사는 동성애 문제에 대해 “하나님의 시각에서 동성애와 동성혼은 불법”이라며 “이 사실을 명확하게 반복적으로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또 시장경제 시스템에 대해서는 “성경은 ‘자유로운 사업행위’ 혹은 ‘자본주의’와 같은 사유재산을 인정한다”며 “성경은 공산주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개인이나 가정, 국가 모두 더 큰 이익을 내기 위해 수익보다 너무 많은 돈을 빌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백악관 성경공부 모임의 내용은 모두 공개돼 있다. 드롤링거 목사가 정계의 복음화를 위해 설립한 ‘캐피톨미니스트리’ 홈페이지(capmin.org)의 ‘성경공부’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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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늘 말씀하시는 하나님께 ‘주파수’ 맞추는 것”
[인터뷰] <기도의 사람> 펴낸 부산 호산나교회 유진소 목사
▲유진소 목사는
유진소 목사는 "기도는 우리 마음을 강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설득당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처럼 기도할 때마다 설득당할 수 있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기도는 삶에서부터 나와야 합니다. 기도는 지금 여기, 우리의 가장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써 내려가는 하나님과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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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커리어입니다. 기도해서 응답받고 나아갔던 것은 경력입니다. 기도에는 천재가 없습니다. 어느 한 순간 기도해서 깊이 들어가는 경우는 없습니다. 진짜 기도의 사람은 오래 그리고 많이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깊게 기도하는 것입니다."
지난 20년간 미국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목회(ANC온누리교회)를 마무리하고 2016년 부산 호산나교회에 부임한 유진소 목사가 수요예배 설교를 모아 <기도의 사람>을 펴냈다. 구약의 아벨부터 다윗까지, 17인의 신앙을 '기도'라는 렌즈로, "그들의 가장 구체적이고 실존적인 삶의 자리에서 함께 고민하며 바라본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유 목사가 뽑은 17인은 아브라함, 요셉, 모세처럼 친숙한 이들도 있지만 엘리에셀, 드보라, 엘리처럼 기도라는 키워드로 볼 때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삶에서 뽑아낸 23가지 이야기는 '기도'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다음은 유진소 목사의 이야기.
기도의 사람 유진소 | 두란노 | 304쪽
기도의 사람 유진소
두란노 | 304쪽
-기도에 대한 책은 참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기도를 책으로 배운다는 게 쉽진 않습니다.
"기도는 고전적인 주제이자 모든 신앙인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도에 대한 책은 아무리 많아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만큼 중요하고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항상 신선하게 우리를 깨우는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부임하자마자 수요예배 때 '기도의 사람'이라는 주제로 성경 인물들에 대해 설교했습니다.
기도를 책으로 배우기 쉽지 않다는 말은, 기도 자체를 배우기 쉽지 않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기도는 영적 사건이자 역사여서 정해진 룰이나 방법, '이렇게 하면 된다'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해야 하지요. 그런 면에서 기도의 세계는 너무 방대합니다.
기도란, 한 실존이 하나님을 만나고 관계를 맺어가는 모든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 인생이 다양한 것처럼, 기도에 대한 이야기도 방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도에 대해 공부하고 가르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기도에 대한 책이 필요합니다. 모르겠다고 던져 버리면, 이 중요한 기도를 도울 수 없습니다. 기도는 다양하게 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기대를 갖고 책을 썼습니다."
-설교를 기초로 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기도책들과는 약간 결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절대적으로 기도에 대한 이론을 소개하는 쪽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접근법입니다. 물론 영적 원리야 있겠지만, 기도에는 이론이 없습니다. 실제 기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도에 대해 스케치를 좀 더 하고 싶었습니다. '이것은 저것이다' 하고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특별하고 객관적인 특징들을 하나씩 툭툭 던지는 형태가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도의 사람'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도 '기도'라는 앵글로 성경 인물들을 정리해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 기본적 전제는 성경의 사람들은 성공했든 실패했든, 신앙의 본보기이기 때문에 성경에 나왔다는 것입니다. 실패했다면 실패한 대로 본보기가 되지요. 그들이 신앙의 사람이라면, 각자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향해,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그 삶을 풀어갔던 사람들입니다. 자기 힘만이 아닌, 하나님과의 관계로 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풀어가는 그것이 바로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성경 인물들을 보면, 우리가 보통 말하는 '기도'라는 카테고리에 정확히 집어넣을 수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게 기도일까? 기도라고 풀어내도 될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것도 기도라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각 사람의 스토리가 하나의 다양한 기도의 이론이 되고 메시지가 됐습니다. 야곱은 아주 외로울 때 빈 들에서 하나님을 만났는데, 그것이 야곱의 삶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우리가 삶 속에서 외로울 때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 하는 그림이 되는 것입니다.
예전에 <즐거운 성경 66권 탐구>라는 책을 쓴 적이 있습니다. 성경을 연대기적이 아닌 통시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인물 탐구를 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때 했던 인물 탐구라는 앵글을 갖고 이번 책을 썼습니다. 기도가 하나님과의 관계인데, 실존적 삶의 자리에서는 내면적인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적 치유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오는 기도, 그리고 기도의 다양한 원리 등을 책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아벨이나 엘리에셀, 드보라나 엘리 등 기도와 관련해 주목받지 않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성경 인물들을 끄집어 내셨는데요.
"그들을 '기도의 사람'으로 묶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그들의 삶에서 기도에 관한 메시지를 뽑아내는 것도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성경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아벨 이야기도 짧지만, 그 사람의 삶의 자리와 실존, 그리고 마음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말씀을 바라보고, 그 문제를 갖고 하나님께 나아갈 수밖에 없었던 신앙적 고민이나 상황들을 보니 훨씬 더 풍성해졌습니다. 나타난 건 작지만, 다 보인다고 할까요?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유명한 인물들보다 그렇게 유명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듯한 인물들 이야기를 쓰면서 개인적으로는 훨씬 좋았습니다. 그것이 절대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전기를 쓰는 게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스팟 뉴스(spot news)'처럼 그들 삶 속 한 지점에서 있었던 기도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부족할 리 없었습니다. 또 팩트뿐 아니라 그 팩트가 나오게 된 내면을 살펴보고 기도로 연결시키니 훨씬 더 풍성해졌습니다."
▲자신의 책을 보면서 설명하고 있는 유진소 목사. ⓒ이대웅 기자
자신의 책을 보면서 설명하고 있는 유진소 목사
-하나님을 직접 대면했던 책 속 구약 인물들의 기도에서, 지금 우리의 기도를 직접 비교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것이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과 직접 소통하는 그 부분이 지금 우리가 하는 기도와 다르다고 보는 것 자체가, 그동안 그 인물들을 바라보는 잘못된 관점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직접 소통했지만, 영적으로 어떤 경지에 들어가서 한 것일까요? 저는 지금 우리 내면과 생각, 의식 속에서 하나님에 대해 생각하고 기도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탈신학화'가 아니라 '탈영적화'를 시킨다고 할까요(웃음). 그들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내면과 마음과 생각 속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바꿔주고, 그러면서 지금 우리 안에서 직접적인 소통의 부분을 너무 많이 막아놓았던 부분을 열어야 합니다.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다윗이 들었다면, 우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맞춰 가니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신비주의적이나 비현실적 접근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나중 일을 알려주시기도 한다고 하셨지만, 우리는 그런 신비주의적인 것을 추구해선 안 된다고도 하셨습니다.
"영적인 것을 흑백논리나 객관적으로 딱 정리하는 게 가장 어렵습니다. 인생이 다 그렇겠지만, 신앙은 '균형(balance)'의 문제입니다. 균형이 맞으면 정답이지만, 균형을 잃으면 잘못된 것이 되지요. 균형을 잃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원리로 접근한 게 아니라, 그것 자체가 틀리지 않지만 균형이 다소 맞지 않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물음이 올 때마다 결론을 내지 않고, 이건 이래서 좋지만 저런 저래서 나쁘다고 양쪽을 모두 이야기하려 합니다. 나머지는 성도들과 독자들이 기도하면서 스스로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지, 제가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제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상반되는 이야기를 할 때도 있습니다. 신비적인 하나님의 그림을 보고 들어갈 수 있지만, 잘못 하면 신비주의자로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두 가지를 다 포기하지 말고, 당신만의 균형을 잡아 보십시오. 이것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능력 밖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듣는 기도'를 강조하셨는데, 그것이 참 어렵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하나님은 계속 말씀하고 계시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정답은 나 자신이 주파수를 계속 돌려서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파수란 나를 계속 부인하는 작업들이겠지요. 거기에는 단지 내 자신에 대한 자기부정뿐 아니라, 더 많은 경우 그렇게 함으로써 스스로 갖고 있는 나름의 구조 같은 것들을 내려놓는 데서 오는 두려움도 감당하겠다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걸 내려놓지 못하기에 듣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 작업을 해야 하고, 저는 그것이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기도가 쌍방의 소통이라면, 내 이야기만 하고 끝내선 안 되겠지요. 더 많이 들어야 하는데, 들으려면 내 주파수를 바꾸는 작업을 계속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주파수 바꾸는 작업을 잘 못하십니다. 이렇게 바꿔서 뭔가 느낌이 왔는데도, 여전히 내 편견과 관점, 나만의 안전지대나 편안한 구조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닐거야' 라고 하다 보면 들리지 않게 됩니다.
참 많은 경우 하나님 음성을 들었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필립 얀시의 표현대로 우리는 하나님을 '뜻밖의 장소에서 만납니다'. 늘 쓰던 주파수가 아니라 다른 주파수로 갔을 때 비로소 들린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음성을 들었는데, 긴가민가 할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지금도 살아서 역사하시고 말씀하시며 당신의 자녀들을 인도하신다는 기본적인 신뢰를 깔지 않으면 들을 수 없습니다. 진짜 들은 것 같았을 때도 '아니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 음성대로 가다 보면 하나님께서 '아니면 아니라고' 말씀하시거나 깨닫게 하시지 않겠습니까.
물론 성경이라는 잣대로 분명히 그 음성을 재 봐야 하겠지요. 저는 성경 안에서 분명히 가능한 것이라면, 하나님께서 직접 '컨펌(confirm)'하실 때까지 그 방향으로 갑니다.
우리가 깜깜할 때 거실로 나가서 어떻게 불을 켭니까? 이 방향 같으면 계속 손을 내밀고 앞으로 가잖아요. 그런데 엉뚱한 벽이 손에 닿으면 아니다 하고 다시 다른 방향으로 가지요. 우리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습니다. 분명 스위치는 어딘가에 있으니까요. 느낌이 왔다면, 일단 가야 합니다. 그런데 다른 게 있다면, '아니구나' 하고 돌이키면 됩니다."
▲유진소 목사는 책에서
유진소 목사는 책에서 “신앙은 철저한 선택의 연속으로, 똑같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신앙이 입증되고 신앙의 능력이 나타난다”며 “우리에게 신앙이 있다는 건, 다른 상황을 갖는다는 것이 아니라 같은 상황 속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기도는 커리어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커리어'라는 말 자체는 그 사람이 살아갔던 이야기, 그 삶을 세워주는 어떤 것을 말합니다. 영적으로 볼 때, 기도는 그 자체가 한 건마다 요청해서 받아먹고 응답받는 걸로 끝나지 않습니다. 영적인 역사를 만들어가면서, 내 인생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기도를 많이 하고 응답도 많이 받은 사람들은, 과거에 받은 응답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것이 자신의 영성을 형성하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기도가 참 중요합니다. 기도는 관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만약 대통령과 관계가 있는데 이런 문제 저런 문제로 함께 여러 번 일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 일이 다 지나갔다 해도, 그 모든 것이 대통령과 제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말해주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까? 기도가 그런 것입니다. 기도하고 응답받은 이야기는 없어지는 게 아니라, 영적 커리어를 형성합니다. 제가 본 기도의 사람들은 그랬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호산나교회 목회 2년째인데, 이민교회 경험과 어떻게 같고 다른지 궁금합니다.
"목회 자체는 똑같습니다. 둘 다 한국인들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오히려 힘든 건 미국 이민교회는 처음부터 제가 개척했기 때문에 모든 성도들과 관계가 형성돼 있는데, 이곳은 이미 있는 관계 속에 끼어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관계성이 세워지지 않은 가운데 담임목회를 해야 하는, 오랜 관계와 익숙함의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호산나교회가 워낙 건강하고 튼튼한 곳이라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서울에서 목회하고 싶진 않으셨는지요.
"저는 여기가 참 좋습니다. 일단 부산에서도 서쪽 끝이어서 다른 큰 교회들에 비해 마음도 재정도 겸손한 지역입니다(웃음). 막 개발되는 지역이라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서 기쁘기도 합니다. 교회가 맡아서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은 어차피 정해져 있는데, 좋은 곳을 맡겨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계속 고민하는 지점은 이 지역을 어떻게 하나님 나라로 만들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미 사이즈는 충분하기에, 지역사회에 영향력을 주는 '진짜 교회'에 대한 비전이 있습니다. 미국 목회에서도 제 주제는 '진짜 교회'였습니다."
-이 책으로 '기도를 배울' 독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책을 쓰면서 늘 마음에 한 가지 목적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신앙인으로서 내가 기도할 수 있는 사람임을 깨닫고 그 사실을 누렸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도해야 하는 줄도 알고 실제로 기도를 많이 하지만, 필요할 때 기도의 사람으로서 자신의 특권과 축복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도에 대한 열등감을 많이 갖고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안에 '기도'라는 카테고리가 정해져 있어서 그렇지,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순간부터 '기도의 사람'이라는 특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책을 읽으시고, 자신만의 '기도의 사람' 이야기를 각자 잘 쓰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