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에서 27일 불을 밝힌 대형 성탄 트리/ 우리는 왜 ‘십일조’를 내야 하나? 2016-12-01 22:46:29 read : 39499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대림절
첫날, 서울 한복판에 대형 성탄트리 불 밝혀
“이 땅에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됩시다.”
▲서울광장에서 27일 불을 밝힌 대형 성탄 트리
대림절 첫 주일인 27일 저녁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성탄 축제’에 참석한 3000명의 성도들은 이 같이 다짐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시와 CTS기독교교TV(회장 감경철 장로)의
주최,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 총회(총회장 이종승 목사)의 주관으로 열렸다.
▲2016 대한민국 성탄축제에 참석한 성도들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설교를 맡은 예장대신 전 총회장
양병희(영안교회) 목사는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서 보듯 국가 지도자가 분별력을 잃었고, 여야는 당리당락에 사로잡혀 국민을 신경쓰지 않고
있다”며 “남북관계도 악화일로에 있고 주변 열강의 상황도 좋지 않다. 세상이 암흑처럼 어둡다”고 말했다.
양 목사는 “마귀는 이
어둠을 틈타서 일하지만 주님은 마귀의 권세를 이기고, 어두움을 밝히기 위해 오셨다”며 “크리스천들은 통탄하는 마음으로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해 이 땅이 다시회복 되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권면했다. 참석자들은 나라와 민족, 세계인류와 평화, 한국교회의 연합, 남북통일을 위해
소리를 높여서 기도했다.
2016 대한민국 성탄축제에 참석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성탄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어로 "여러분 모두 가족과 함께 성탄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성탄트리 점등식도 열렸다. 한국교회연합
조일래 대표회장,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백남선 대표회장, 예장대신 장종현 전 총회장과 이종승 총회장, CTS 공동대표이사 채영남 예장통합 전
총회장과 박무용 예장합동 전 총회장, CTS 이민우 부회장 김관상 사장, 박원순 서울시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아델 아다일레 주한
요르단대사, 하임 호센 주한 이스라엘 대사, 리우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장혜진 선수 등 교계 및 각계 인사들이 점등식에 참석했다.
점등식은 해마다 교회나 단체 등이 맡아왔으나 올해는 예장대신이 교단 가운데 처음으로 맡아 진행했다. 이번 성탄트리는 높이 18m
규모로 특별히 트리주변에 LED 전등으로 구성된 장미정원이 설치됐다.
서울시와 CTS는 최근 MOU를 맺고 전개 중인 ‘그린
크리스마스 캠페인’에 따라 전기세 절감을 위해 트리 점등기간을 줄이고 LED 트리조명을 사용했다. 또 직접 자전거 패달을 돌려 점등하는
자가발전기와 태양광 발전기 등을 설치했다. 성탄트리는 내년 1월 8일까지 50일간 불을 밝힐 예정이다
============================================ 우리는 왜 ‘십일조’를 내야 하나?
강혜진 기자
“말라기 3장 10절 말씀에 대해 알지 못했던 사실”
휴대폰과 돈 ⓒPexels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말라기 3:10)
최근 영국 크리스천투데이는 말라기 3장 10절 말씀을 중심으로 십일조에 관한 칼럼을 게재했다.
크리스천투데이는 “기독교인들이 십일조를 완전히 이해하고 자유롭게 드리기까지 오랫동안 도전이 되어왔다”면서 “일부 기독교인들은 더
많이 낼 수도 있고, 다른 이들은 적게 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도전들은 우리가 이같은 원칙을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십일조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명하신 것으로 다음 2가지의 목적을 갖고 있다.
첫째는 제사장과 레위인들의 집을 위한 모금이며, 둘째는 사람들의 마음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다.
단순히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십일조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을 시험하시고, 그들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자 하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어진 율법과 동일한 법 아래 있진 않지만,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적용됐던 원칙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변함이 없이 적용된다. 그
원칙 가운데 하나는 ‘관용’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 십일조와 말라기 3장 10절과 관련해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몇
가지가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많이 베푸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시에도 사람들은 빠져나갈 구멍을 찾으려고 했다.
말라기의 전체 말씀은 실제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 있었던 언쟁에 대한 내용이다. 여기서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스스로를 변호하려 한다.
말라기 3장 8절에서는 “사람이 어찌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겠느냐 그러나
너희는 나의 것을 도둑질하고도 말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주의 것을 도둑질하였나이까 하는도다 이는 곧 십일조와 봉헌물이라”고 말씀하신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을 변호하며 빠져나갈 구멍을 찾고 있고, 하나님께서는 십일조와 관련한 그들의 불의를 증명하고 계신다.
오늘날에도 사람들이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무엇이 옳은 지를 알고자 해서가 아니라 단지 돈을 움켜쥐고 싶기 때문인 경우가 있다.
△하나님께서 돈을 얻지 못해 분노하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을 가장 슬프게 한 것은 사람들이 돈을 드리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 마음을 드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6장 21절에는 “너희 보물이 있는 곳에 너희 마음이 있다”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의 관심은 우리의 돈이 아니라 우리와의 신뢰 관계에 있으며 이는 재물을 넘어서 있다. 하나님은 우리를 100% 온전히
신뢰하시며 우리에게 다만 10%를 요구하시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관용을 요구하신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실제로 십일조에 대해 언급하신 것은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을 주셨을 때이다.
레위기 27장
30절 말씀에는 “그리고 그 땅의 십분의 일 곧 그 땅의 곡식이나 나무의 열매는그 십분의 일은 야훼의 것이니 ‘야훼의 성물’”이라고 돼 있다.
바울 사도 역시 관용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십일조에 대해 직접 말하진 않았으나, 희생적인 내어놓음에 대해 언급하고 이를 격려하고
있다.
고린도후서 8장 3절에 “내가 증거하노니 저희가 힘대로 할 뿐 아니라 힘에 지나도록 자원하여”라고, 8장 4절에도 “이
은혜와 성도 섬기는 일에 참여함에 대하여 우리에게 간절히 구하니”라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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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퇴진' 플래카드 내건 '대안교회' 순천하늘씨앗교회
'대안 교회' 꿈꾸는 순천하늘씨앗교회…이웃 종교 보듬고,
사회문제에 목소리
바람이 불자 순천하늘씨앗교회 담벼락에 걸린 현수막이 펄럭였다. '박근혜 퇴진' 글귀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전남 동부권에 위치한 순천은 기독교 복음화율이 30%에 이른다. 지역 인구가 약
30만 명인데 10만 명이 기독교인인 셈이다. 교회도 수백 개다. 이 중 장로교인 예장통합·예장합동 교단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지금은 덜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교회가 '이단' 취급을 받을 만큼 보수적인 곳이기도 하다.
국정 농단 사태로 시국이
어지러운 이때, 순천하늘씨앗교회(최성진 목사)가 '박근혜 퇴진'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사회문제에 목소리 내기 부담스러워하는 지역
교회들과 대조를 이뤘다.
평신도 공동체 꿈꾸다
순천순천하늘씨앗교회는 11년 전인 2005년 1월 순천에 터를
잡았다. 교회 분쟁을 겪다 나온 교인 10여 명이 세웠다. 하늘나라에 가는 게 목표가 아닌, 이 땅에 하나님나라를 만드는 씨앗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교인들은 인근 교회 협동목사로 있던 홍순관 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했다.
출발은 여느 교회와 비슷했다. 초기에는 YMCA
평화학교 건물과 예식장을 빌려 예배했다. 사는 곳에서 거리도 멀고 이동도 잦았지만, 새 출발의 기쁨은 수고로움을 잊게 했다. 2년 후에는
순천고등학교 바로 옆에 있는 건물에 자리를 잡았다.
홍 목사는 1년 만에 정년 은퇴했다. 미국에서 25년간 목회해 온 한성수
목사를 2대 담임으로 청빙했다. 구례에서 부인과 함께 은퇴를 준비 중이던 한 목사는 순천순천하늘씨앗교회에서 7년간 시무했다. 교인들은 한 목사와
함께하며 다양한 변화를 경험했다.
보수 교회가 지배하는 지역에서 한 목사는 평신도 중심의 '대안 교회'를 표방했다. "순천에 또
하나의 보수 교회를 세울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진보의 길이 아니면 무의미하다"고 강변했다. 그는 크게 조직적인 대안과 신학적인 대안 두 가지를
제시했다. △민주적인 교회 운영 △재정 투명성 △목사 역할 축소 △직분 해체 등 조직적 대안을 실현했다.
한성수 목사는 교회
분쟁을 경험한 교인들이 이미 기성 교회 조직에 대한 병폐와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한 목사는 부임 조건으로 장로·권사·집사 등
직분제를 없애 달라고 교인들에게 요청했다. 파격적인 제안에 순천하늘씨앗교회 교인들은 진지하게 토론했다. 교회에 다음과 같은 내규가 만들어졌다.
"교회 내의 계급적인 직분 제도를 폐지하고, 공동체적 교회를 지향한다."
순천하늘씨앗교회는 평신도 공동체를 지향한다. 여름 수련회 당시 교인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순천하늘씨앗교회
심지어 한성수 목사는 자신을 '목사'로 부르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교인들은 교회 안에서는
목사로 호칭하고, 밖에서는 부르지 않기로 합의(?)했다. 직분이 없는 교인들은 서로 별칭을 부른다.
해들판·운짱·청송·산풀·달림이·게바라·달빛·여왕·들바람·수선화… 별칭은 주보와 인터넷 카페에서도 사용한다.
예배를 마무리하는
'축도'도 없다. 한 목사는, 축도가 개신교 목사의 특권으로 악용된다고 생각했다. 교인들은 축도 대신 주보에 축도문을 함께 읽는 것으로 예배를
마친다.
"하나님나라 확장의 소명을 받은 우리 하늘씨앗들이 00절을 맞아 주의 길을 예비하고,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갖고, 우리 모두 귀한 열매 맺는 삶을 살아감으로써, 하나님나라의 확장을 위해 이 땅에서 참되고 용기 있게 살아가겠다고
결단하며, 각자의 현장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면서, 사랑과 정의의 하나님께서 저희 모두를 축복하시고 이끄시며 동행하여 주실 것을 믿는 마음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
목사 임기제도 도입했다. 2년마다 재신임을 물었는데, 최근에는 임기를 3년으로 바꾸었다. 헌금에 대한
부담도 주지 않기 위해 '십일조'도 강요하지 않는다. 안으로는 제도를 뜯어고쳐 나가는 한편 이웃 종교와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도 강조했다.
템플스테이도 하고 스님 강의도 듣고
순천하늘씨앗교회 교인들은 2007년 화엄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며 스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0년 석가탄신일 즈음에는 순천 송광사 앞에 '봉축 부처님 오신 날'이 적힌 축하 플래카드를 걸었다.
보수
기독교인이 봉은사에서 땅 밟기를 했을 당시, 교인 대표와 한 목사는 송광사에 찾아가 대신 사과하기도 했다.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에도
기독교인으로서 유감을 표명했다. 교류를 맺은 스님이 직접 교회를 찾기도 했다. 도법 스님(조계종 화쟁위원장)은 2012년 5월
순천하늘씨앗교회에서 '예수님을 깊이 생각합시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쏟는다. 교인들은 '박근혜 퇴진'
플래카드를 내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민사회 단체가 주관하는 촛불 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퇴진", "이정현 퇴진"을 외쳤다.
팽목항 도보 순례에 참가한 교인들 모습. 사진 제공 순천하늘씨앗교회
세월호 참사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수시로 세월호 유가족을 초청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5년 2월, 교인들은 순천시민연대와 함께 팽목항 도보 순례도 진행했다.
순천하늘씨앗교회는 매주 고통당하는 이웃을 위한 기도문을 주보에 게재한다.
"특히 아직도 일제의 사과를 받지 못하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 비극적인 그날의 진실을 알기 위해 애쓰며 통한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 노동자로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투쟁 중인
해고 노동자들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 등 시대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가시는 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한성수 목사가 제시한 신학적
대안은 조직적 대안보다 품이 더 들었다. 일례로 교인들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성서문자주의'를 타파하는 데만 3년이 걸렸다고. 매주
수요일마다 교인을 상대로 기독교 강좌를 진행하고, 주일예배 전에는 성경 공부를 했다. 정확히 알고, 제대로 믿자는 것이다.
한
목사와 함께하며 교인들은 의식이 바뀌었고, 순천하늘씨앗교회는 새로운 공동체를 거듭났다. 한 목사는 대안 교회가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변했다.
"대안 교회는 홀로 잘난 맛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어디서든 동지가 생겨나서 누룩처럼 이 땅을 발효시킬
힘들이 연대되지 않으면, 어떤 대안 교회도 대안이 되지 못했음을 고백하고 대나무 밭에 가서 눈물을 쏟아야 할 일이다." - 10주년 기념 문집,
"대안 교회의 가능성을 시도하며" 중에서
"다양성 존중이 가장 큰 장점"
교회 입구 현관문에는 하늘씨앗 행동 강령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중소 도시에서 이런 특징을 지닌 교회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1층 현관문에는 '하늘씨앗 행동 강령'이 부착돼 있다. 강령은 한
목사가 있을 때 만들었다.
△우리는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자신을 성찰한다(말씀) △우리는 날마다 교회의 개혁과 사회의
변혁을 위해 기도한다(기도) △우리는 감사와 기쁨, 두렵고 떨림으로 예배와 성례에 참여한다(경외) △우리는 전쟁과 폭력을 반대하며 생명 평화를
위해 일한다(평화) △우리는 불의와 허위, 모든 억압에 대해 정의의 이름으로 저항한다(정의) △우리는 지구를 살리는 창조질서 보전 및 생태 환경
개선에 힘쓴다(생태) △우리는 다양성을 보전하며 이웃 종교의 가르침을 존중한다(대화).
현재 담임인 최성진 목사는, 한성수 목사가
있을 때 순천하늘씨앗교회 체제가 정립됐다고 했다. 최 목사는 다양성 존중이야말로 우리 교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순천하늘씨앗교회라고 갈등과 불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생각이 달라 교회를 떠난 기존 교인도 있고 적응 못 하고 떠난 이도 있다.
남은 사람들은 똘똘 뭉쳤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대화와 논의를 밟아 문제를 하나씩 풀어 갔다.
현재 출석 교인은 40명 정도다.
구례, 광양 등 인근 도시에서 출석하는 교인도 있다. 멀리서도 교회를 찾는 이유가 있다. 교회가 배움의 장소이고, 목욕탕이고, 종합 선물
세트이기 때문이다. 교인들은 10주년 기념 문집 <예수, 그 빛나는 자유 - 대안의 길 10년의 발자취>에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았다.
"나에게 순천하늘씨앗교회란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믿음과 배움의 장소이다. 왜냐하면 진실함과 사랑이 가득한 하나님의
나라이기 때문에." - 경재 최선동
"나에게 순천하늘씨앗교회란 목욕탕이다. 왜냐하면 마음의 묵은 때를 말끔히 씻어내고, 기운을
새롭게 충전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 달무리 김승민
"나에게 순천하늘씨앗교회란 종합 선물 세트다. 왜냐하면 귀한 말씀,
정이 있는 사람들, 건강한 소통, 하나님의 사랑이 하나로 어우러진 곳이기 때문이다." - 달빛 최현자
대안 교회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순천하늘씨앗교회는 세대교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최성진 목사는 교인들과 함께 기도하며 헤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전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순천하늘씨앗교회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은 여전하다. 교회 특징도 그렇지만, 교단에 소속돼 있지 않다 보니 "이단 아니냐"는 이야기도 종종
듣는다고 한다. 최성진 목사가 웃으며 말했다.
"10년 전만 해도 '기장' 교회는 이단이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오죽했을까요. 교단
마크도 없는 교회가 민감한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를 내거니 이상하게 생각 안 할 수가 없지요. 전에는 경계하는 시선이 많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순천하늘씨앗교회는 11월 27일 교인 총회를 열어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교단에 가입하기로 결의했다. 소속이 있으면
좋겠다, 교회가 중흥하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교단 가입을 추진했다. 기장과 저울질하다가 복음교회를 선택했다. 복음교회 교단은
순천하늘씨앗교회 특수성을 최대한 존중해 주겠다고 했다.
세대교체가 최우선 과제
11년 전 '대안 교회'가 되고자
했던 순천하늘씨앗교회의 몸부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교인들은 10주년 설문 조사에서 '청년층의 부재'(22.9%)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교회는 진보적 성향이지만, 청년이 머물지 못하는 분위기를 반성해야 한다는 내부 지적이 나왔다. 최성진 목사는 교인들과 함께 당면 과제를
풀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교회가 출발할 때 주 연령층은 40~50대가 주축이었어요. 그나마 있던 젊은 세대는 대학, 취업 등의
이유로 타지로 떠나다 보니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았어요. 이대로 가면 당장 10년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에요. 하나님나라를 일구기
위해서는 일꾼이 없으면 안 되겠죠. 대안 교회에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요. 교인들과 함께 기도하며 헤쳐 나갈 생각입니다."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신학교를
졸업하고 2015년 신학대학원에 입학했다. 동기 전도사들이 교회에서 사역을 할 때 공방에서 가죽을 만졌다. 가죽공예에 눈뜬 후 1학기 만에
휴학을 선택했다. 결국 자기 이름을 내걸고 가죽 제품을 판매했다. 이탈리아어로 '함께 만들다'라는 뜻의 'Con Fare(콘 파레)' 운영자
고지현 씨 이야기다.
공방에서 그를 만났다. 공방이 위치한 곳은 서울 충무로. 구불구불한 시장길을 따라 올라가면, 건물 2층에
그의 작업실이 있다. 오픈 준비가 한창이다. 더운 날씨에 혼자 바닥을 깔고 페인트칠을 한다. 가구 들일 준비를 한다. 고된 과정이지만 이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가죽을 만질 생각에 고 씨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 함께 만들다라는 뜻의 'Con Fare'를 운영 중인 고지현 씨. 그는 최근 공방 준비에 정신이 없다. 시장 골목에 자리를
잡았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평범한 신학생, 교회 밖으로 나오다
공예를 하기 전 그는 평범한 신학생이었다. 목회자
부모 밑에서 "목사가 되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신학교 입학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사야 61장 1절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니라"라는 말씀에 따라 살고 싶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힘을 주며 살아야겠다
마음먹었다. 신학을 배우고 파트로 전도사를 하면서 질문이 생겼다.
'과연 내가 목회를 할 수 있을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건 아닐까.'
교인들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것보다 옆에서 서포트하는 게 자신의 일 같았다. 이 때문에 단독 목회보다 공동
목회와 공동체를 꿈꿨다. 미래를 고민하다 보니 재정 문제가 고 씨 발목을 잡았다. 개척 교회를 하던 아버지를 보며, 목회자가 사례비를 받으면
목사·교인 모두가 부담을 느낄 거라 생각했다.
가죽공예를 취미가 아닌 업으로 삼겠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그를 말렸다.
선배들은 그에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부모님도 아들이 전통적인 목회를 하기 바랐다. 여러 만류가 있었지만 고 씨는 결국 이
길을 택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교회 대신 일터에서 목회를 하고 싶었다. '가난한 자'를 만나 삶을 이해하고 함께하고 싶었다.
TV에서 미혼모 이야기를 접했다. 이들을 돕고 싶었다. 고 씨는 후원보다 직접 기술을 가르쳐 주는 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하나 걸리는 게 있었다. '본드' 사용. 보통 가죽공예는 매무새 정리를 본드로 한다. 미혼모는 어린아이와 생활하는데, 유해 물질인
본드가 아이에게 해가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여러 날 고민하다 본드 없이 만드는 법을 터득했다.
▲ 주중에는 공방을, 주일에는 교회로 향하는 고 씨. ⓒ뉴스앤조이 최유리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직접 만든 사업 계획서를 들고 무작정 미혼모 센터를 찾아갔다. 담당자는 아이디어는 좋지만 판로나 같이 만들 장소가 있냐고
물었다. 당시 고 씨는 판로도, 여러 사람과 함께 작업할 공방도 없었다. 사업을 시작한 후 처음 느낀 벽이었다. 아이디어만 좋으면 자연스럽게
팔리고 사람도 쉽게 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순진했다.
판로 개척에 힘을 쏟았다.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성경책만
보던 그에게는 생소한 영역이 많았다. 물건을 예쁘게 만든다고 잘 팔리는 게 아니었다. 고객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도록 마케팅해야 했다. 고객
유치를 위해 박람회를 찾아다니는 것도 일이었다.
조금씩 성과가 보였다. 오프라인 매장, 인터넷 사이트, 모바일 앱에서 직접 만든
가죽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카드 지갑, 장지갑, 클러치 백, 미니 가방 등 6종을 판다.
물건을 만들어 판 지 1년 남짓. 아직
실적이 좋진 않다. 마냥 장미빛도 아니다. 오픈했다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공방이 많다. 차츰 나아지고 있지만 수입도 들쑥날쑥이다. 통장
잔고가 줄어들 때면 누구 밑에 들어갈까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경진 대회에 아이템도 응모했지만 탈락도 수차례.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낙심할 때가 많다.
"처음에는 참 막막했어요. 이제는 조금씩 평정을 유지해 가고 있죠. 사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팔아도 되냐고 연락 왔을 때 '이제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뻤죠.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많이 팔리진 않더라고요.(웃음)
요새는 망하지 않는 걸 과제로 삼고 있어요. 하루하루가 기대되기도 하지만 무섭기도 해요.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요?"
▲ 그는 현재 오프라인 매장 및 온라인 숍에서 카드 지갑, 클러치 백 등을 판다. 눈여겨볼 것은 제품에 본드 칠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진 제공 고지현)
우물 안 개구리 벗어나서
주중에는 공방 오픈 준비와 납품으로 정신없는 고지현 씨.
주말에는 학생부 전도사로 활약한다. 최근 아이들과 여름 수련회도 다녀왔고, 인터뷰가 있던 주에는 새벽 기도회 인도, 수요 예배 설교도 맡았다.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게 어떤지 물었다. 교인들 삶을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답했다. 이전에는 어렴풋이 알았다면,
이제는 피부로 이해한다. 십일조 문제가 가장 크게 와 닿는다. 벌이가 적고 일정하지 않은 그에게 십일조를 내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한 번 교회 나가는 것도 쉽지 않다. 교회에서 종종 지쳐 있는 교인을 만난다. '왜'라는 정죄보다
'힘들겠구나' 하는 마음이 먼저 든다. 자신도 그렇기 때문이다. 치열하게 살다 일주일에 한 번 푹 쉬고 싶을 텐데, 교회 와서 예배하고 봉사하는
게 고맙다.
창업을 준비하는 목회자들에게 할 말이 있는지 물었다. 고지현 씨는 함께할 사람을 먼저 구하라고 당부한다. 또 시작 전
철저히 준비하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자신이 하려는 분야 시장조사도 하고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조언이다.
"목회자들에게 밖에서 일해 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느끼는 게 많아요. 직접 일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을 알게 돼죠. 가능한지
가능하지 않은지는 직접 해 봐야 아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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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자 성폭행, 왜
'저항'하지 않았냐고?
[인터뷰] 기독교여성상담소 김선희 상담가 "영적 권위자의 스킨십, 범죄라 인식 못 해"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교회 내 성범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뉴스앤조이>에는 목회자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호소하는 여성들 제보가 줄 이어 들어온다. <뉴스앤조이>가 올해 보도한 교회
내 성폭력 사례만 수십 개다. 11월 30일에는 20대 여성 봉사자를 성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탄자니아YWAM 최재선 선교사 사건을 보도했다.
최재선 선교사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피해자 A와 연인 관계였으며,
합의하에 지속적으로 성관계했다고 말한다. 이는 피해자 A의 진술과 다른 부분이다. A는 자신이 성폭행당했고, 최 선교사와의 성관계가 잦아지면서
저항하지 못했을 때도 있었지만 분명 원하지 않는 성관계였다고 말했다.
교회뿐 아니라 사회도 성폭력 상황에서 피해자의 '저항'
정도를 따진다. 저항하지 않았다고 해서 성폭력이 아닌 걸까. 민감한 질문을 들고 11월 30일 기독교여성상담소에서 활동하는 김선희 상담가를
만났다. 김선희 상담가는 2009년 '여성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기독교 상담'을 주제로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기독교여성상담소에서 일하고
있다.
김선희 상담가에게 교회 내 성폭력의 특징, 피해 여성들 심리 상태, 대처법 등을 물었다. 현장에서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교회 내 성폭력을 당한 피해 여성을 상담하는 기독교여성상담소 김선희 상담가. 그는 빈번한 교회 내 성폭력
원인을 힘의 불균형으로 꼽았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 교회 내 성폭력이 빈번하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5년간 강간·강제추행 등 성폭력 범죄 검거자가 1,258명이다. 그중 종교인이 450명이다. 의사, 예술인,
교수, 언론인 여러 직군 중 종교인이 가장 많은 직업군으로 꼽혔다. 드러나지 않은 범죄까지 포함하면 피해자는 훨씬 더 많을 거다.
- 교회에서 성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근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교회는 관계의 특수성이 있으며 힘의 불균형이
존재한다. 목사와 교인, 장기 선교사와 단기 선교사 등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서 힘의 균형이 동등하지 않다. 교회와 사역지에서 목회자는
권력자라고 할 수 있다.
인사권, 재정권을 갖고 있고 심지어 영적인 권위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교회는 목사를 하나님의
대언자로 여긴다. 피해자를 심층 인터뷰해 보면 그런 권위자가 자신에게 성적인 접촉을 시도 했을 때 범죄라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교회 내 성범죄가 일회적이 아닌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 사람들은 아무리 권위자라고 해도 원치 않는 접촉을
시도하면 당연히 거부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회 내 성범죄는 말처럼 단순하지 않다. 일면식 없는 사람이 가해자인 것과
다르다. 이런 경우 명확하게 자기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 내 성폭력은 교묘하다. 목회자는 평소 자기가 잘 따르고 목자라고 여기던
사람이다. 이번 사건처럼 선교지라 했을 때는 현지에서 고립된 상태에서 동고동락하는 가족 같은 관계다. 그런 사람이 간단한 스킨십을 시작한다고 해
보자. 헷갈리기는 하겠지만 바로 거부하기 어렵다. 친족 성폭행과도 유사하다.
이후 성경 말씀으로 세뇌한다. 당연히 성경에는
성폭행을 합리화하는 논리도 근거도 없다. 어처구니없지만 목회자가 성경 말씀을 오용한다. 어떤 목사는 피해자에게 "인간은 처음 에덴동산에서
발가벗은 채 생활했다. 우리는 죄가 없으니 그렇게 지내자"고 말한 경우도 있었다. 제3자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말이지만,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다.
최재선 선교사처럼 성경 창세기 29장을 인용하며 레아와 라헬을 예시로 들기도 한다. 부인과의 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한데 너와는 좋다는 이야기를 하며 "아내는 레아고 너는 라헬"이라고 말한다. 힘의 불균형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성경을 말씀을 들어 가해자인
자신을 합리화함으로 피해자는 자신이 피해자라는 인식을 가지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장기간 세뇌되면 성관계를 부인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피해자가 저항하지 않더라도 이런 경우 명백하게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다.
교회 내 성폭력은 가랑비 옷 젖듯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 남성 입장에서는 성관계를 부인하지 않으니 자신을 용납하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거 같다.
남성뿐 아니라
제3자도 피해자에게 "왜 저항하지 않았느냐"고 말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그렇게 일차원적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 성범죄 상황에서 목회자와
교인은 절대 개인 대 개인으로 볼 수 없다. 목회자에게는 사역 규모나 영적 권위 등 업적이 있다. 그의 말씀을 듣는 교인과는 같은 선상에 있을
수가 없다. 교인은 그렇지 않지만, 목회자 자신은 언제라도 군림할 수 있는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인지가 필요하다.
- 피해자가
저항하지 못했더라도 법적 처벌이 가능한가.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JMS다. 교주 정명석은 여성들을 자기 권위로 성폭행해 왔다.
재판에서 이 점이 인정됐다. 위계에 의한 성폭력을 입증하는 좋은 예다. 불가능한 건 아니다.
- 교회 성범죄에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
힘의 불균형 위에, 피해 여성 본인의 심리적, 사회적 주변 환경에 따른 취약점도 한몫한다. 여러 이유로 자신의 의견을
윗사람에게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을 수도 있다.
만약 아버지와의 관계에 늘 목마름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버지처럼 잘해 준 사람이 성적인 접근을 해 올 때 완강하게 거부하기가 어렵다. '아버지 같던 사람이 왜 이러지?' 하면서
혼란스러워하고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취약점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나타나는 후유증은 무엇인가.
후유증이 과장과 폭력성으로 발현되는 남성 피해자에 비해, 여성 피해자에게는 무력함과 자기
비난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자기 비난이 영적인 측면과 결합되면, 하나님 앞에서 깨끗하지 못하다는 인식으로 확장된다. 자신이 수용해서 이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사건의 원인을 자신에게로 돌린다. 극단으로 가면 신앙을 버리기도 한다. 하나님의 존재 유무에 의구심을 품는 것이다.
양가감정도 나타난다. 목회자에 대한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이 동시에 작용한다. 성범죄 이전에 잘 대해 주었던 사람일수록 양가감정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건 당연한 현상인데, 피해자는 자신의 감정이 뒤섞여 있는 것을 혼란스러워 한다. 목회자를 '가해자'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 목회자 성범죄 사건이 드러났을 때, 피해자 말고 다른 교인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지금까지는
잘 대처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좋은 이미지를 갖춘 목회자일수록 교회 내에서 여성 피해자를 먼저 정죄하는 분위기가 쉽게 형성된다. 여성 피해자
말보다는 남성인 가해자 즉 목회자 말을 더욱 신뢰하여 피해자에게 "너가 어떻게 했길래 목사님이 그랬겠느냐"고 비난하고 여성 피해자를 꽃뱀 취급해
왔다.
결국 가해자는 교회에 남아 있고 피해자가 교회를 떠나게 된다. 가해자는 떳떳하게 다시 강대상에 선다. 교회의 이런 태도는
2차 피해를 유발하는 조직적인 악이다. 이게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보였던 전형적인 현상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교회가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사건이 재발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무조건 은폐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건을 널리 알리고 피해자
입장에 서야 한다. 은폐하기보다 오픈하고 대처하는 게 소속 교회나 단체가 진실성 있게 문제를 해결한다는 인식도 준다.
피해자의
신상이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사건을 알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는 어폐가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언론에 드러난 모든 성폭력 피해자의 신상을
아는 건 아니다. 신변 보호상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어도, 사건을 알리는 게 오히려 회복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상담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진술서를 작성하며 진행되는 작은 일 하나하나를 통해 자신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
김선희
상담가는 위계질서에 의해 피해자가 성관계를 동의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 만약 목회자에게 성폭력을
당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강간의 경우, 일단 피해자 자신의 몸을 씻지 말고 가능하면 피해 당시 입었던 옷도 갈아입지 않고
그 상태로 바로 경찰서로 가는 게 좋다. 형사 처벌을 원한다면 가해자와 나눴던 대화, 문자메시지 등 범죄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삭제하지
않아야 한다.
내가 상담했던 한 피해 여성은 성폭행당했을 당시, 몸에 목회자의 체모가 붙어 있었다. 이걸 더럽다고 떼어 냈다면
법적으로 피해를 입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이 여성은 그것이 증거물이 되어 성폭행이 인정됐고 가해자 목사는 처벌을 받았다.
- 일회적으로 손을 잡거나 포옹하는 스킨십의 경우, 신고하는 게 유난 떠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 같다.
타
문화권에서는 포옹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외국에서처럼 스킨십한다고 해도 그 정도가 상식을 벗어난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뒤에서
안고 가슴을 만지거나 가슴과 가슴을 맞닿아 안는 경우는 연인 관계에서나 하는 행동이다. 목회자와 교인 사이에 하는 행동이 아니다. 이상한 생각이
들면 상대방에게 바로 이야기해야 한다.
- 교회 내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독교여성상담소에서 '남성
목회자 바로 알기 십계명'을 발표했다. 그걸 이야기하고 싶다. 목회자는 인간이다. 절대 하나님처럼 믿지 말아야 한다. 목사도 감정이 있고 성적인
욕구가 있다. 배우자와 불화 관계에 있는 목회자를 조심하고, 밀폐된 공간에서의 상담은 피하는 게 좋다.
<남성 목회자 바로
알기 십계명>
1. 목회자도 인간이다. 하나님처럼 믿지 말라
2. 목회자에게도 개인적인 감정이 있다.
목석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3. 목회자도 성적 사랑을 느낀다. 박애의 화신으로 착각하지 말라.
4. 목회자도 성적
본성을 가진 존재이다. 너무 가까이 하지 말라.
5. 목회자도 사랑의 감정을 추구한다. 배우자와 불화관계에 있는 목회자를
조심하라.
6. 목회자도 이성 앞에서 성적 흥분을 느낀다. 밀폐된 공간에서의 상담을 피하라.
7. 목회자는 개인보다
교회를 더 중요시한다. 나만을 총애한다고 착각하지 말라.
8. 목회자도 명예와 권위를 추구한다. 피해를 입은 경우 끝까지 싸워라.
9. 목회자가 요구하는 물질이 모두 하나님께 드려지는 것은 아니다. 물질에 집착하는 목회자를 조심하라.
10.
목회자는 교회와 사회에서 봉사하는 사람이다. 참된 하나님의 종이 목회하는 교회를 찾아라.
============================================ 우리의 기도란… 마땅히 빌 바를
알지 못하는 것”
[인터뷰] 10년만에 침묵 깨고 <갈망> 펴낸 손종태 목사
손종태 진행교회
▲손종태 목사는 “지난 10년간 외부에서 보면 제가 은둔한 것 같겠지만, 어마어마한 일들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주신 본질적인 갈망 중 하나는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과 목적, 내
삶의 데스티니(destiny·운명)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그것을 찾고자 하는 본능적인 갈망이 있다. 왜냐하면 사람은 그것을
찾을 때에만 진정한 만족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손종태 목사는 10년 전인 20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맞아 이 땅에 다시
부흥이 찾아오길 바라면서 전국적으로 활동했던 청년들 중심의 '어게인 1907' 운동의 중심에 있었다. 이후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던 손 목사가
10년만에 <갈망(국민북스)>을 펴냈다. 그가 책을 쓴건 26년만이라고 한다.
<갈망>은 손 목사의 지난
10년 동안의 '영적 여정'이 담겨 있으며, 자신의 묵상과 생각을 일정한 형식 없이 자유롭게 풀어놓았다. 저자는 이에 대해 "일반적으로 제가
글을 쓰던 패턴을 따르지 않고, 성령님께서 주시는 대로 자연스럽게 생각을 펼쳐 보자는 마음으로 썼다"며 "어떻게 쓰겠다는 의도도 없이 내 안에서
풀어보려고 했는데, 첫 장부터 내게 없던 문체가 나왔다. 새로운 뭔가를 열어주신 것 같다"고 했다. 다음은 손 목사와의 일문일답.
-지난 10년간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1996년 설립해서 10년간 섬기던 예수촌교회에서 2007년 5월 20일
마지막 주일예배를 드린 후 해체하였습니다. 외부에서 보면, 이후의 제 여정이 은둔 비슷한 느낌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인도하셨던 것
같습니다. 10년간 진행했던 방송 사역도 다 내려놓고, 외부집회는 전혀 나가지 않았고, '기도의 집'에서 몇몇 분들과 예배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274 얼라이언스(Alliance)'라는 연합사역 조직에 함께했습니다.
예수촌교회 해체 후 진행교회가 있는 일산 이곳에서
'24시간 기도의 집'을 시작했는데, 자연스럽게 이런 가치에 동의하는 목회자들이 지역교회나 선교단체 등에서 하나 둘씩 찾아오셨습니다. 주님의
얼굴을 구하는 한 가지 핵심가치를 갖고 연합하면서 시작된 네트워크가 '274 얼라이언스'입니다. 시편 27편 4절 말씀을 모토로 14개국 60개
단체가 함께했으나 이곳에서도 지지난해 떠났고, 지난해 연합체는 자연스럽게 해체됐습니다."
손 목사는 지난달 16일 오후
'삶나눔예배'에서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난 10년 동안은 마치 제게 은둔생활과도 같았고, 외형적으로만 볼 때 어쩌면 실패한
시간들이라 이야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만약 지금 이 시점에서 제게 현재 사역의 결과들을 알면서도 지난 10년 전으로 돌아가서
다시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해도, 저는 다시 이 길을 선택할 것입니다.
그 첫째 이유는 주님께서 제 주인이시고 저는
종이기 때문입니다. 종에게는 선택권이 없습니다. 또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제가 지금 걸어가는 길이 외형적으로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으로 성공이든
실패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게는 주님께서 부르신 길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예수촌교회를
해체하셨지만, 지금 또 다시 교회에서 사역하고 계시는데요.
"2012년 1월 설립한 진행교회에서 섬기고 있습니다. 진행교회의
의미는 리얼 액츠(眞行·Real Acts), '진정한 사도행전적 교회'를 구현하길 원한다는 것입니다. 교회를 해체한 것은 마지막 시대 교회
운동으로서 '다윗의 장막'과 '가정교회'에 대한 비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가정교회를 하게 되면 예수촌교회 성도들이 다시 찾아오게
되고 연합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다양한 그리스도의 몸이 연합하는 차원에서 기득권을 없애기 위해 해체했던 것입니다.
그 과정 속에
하나님께서 굉장한 은혜를 주셨습니다. 2-3년만에 274 얼라이언스가 굉장히 성장했습니다. '기도의 집'도 멤버십 없이 시작해 그것이 연합의
기초가 됐지만, 사람도 재정도 없다 보니 운영상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기도의 집과 교회의 구조를 함께 가져가야겠다고 결심했고, 진행교회가
세워졌습니다."
손종태 진행교회
▲교회 카페에서 만난 손종태 목사. ⓒ이대웅 기자
-'어게인 1907'도 그렇고 목사님도 그렇고,
'신사도운동'이라는 말씀을 많이 들으셨지요.
"최근 피터 와그너 박사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와그너 박사님은 초대교회
당시 사도들이 교회를 이끌었던 것처럼, 마지막 시대에는 새로운 사도들이 교회를 이끈다는 사상입니다. 원칙적으로는 동의합니다. 저도 신학교에서
사도는 초대교회로 끝났다고 배웠지만, 에베소서 4장에 나오는 사도를 비롯한 5대 직임의 문맥을 보면 그렇게 해석할 수 없다고 봅니다.
5대 직임을 그리스도의 교회에 주신 목적은 그리스도의 몸을 자라게 해서 예수님의 온전한 분량까지 성장시키는 것인데, 우주적 교회가
아직 그리스도의 몸으로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우주적 교회가 자라는 과정에서 사도와 선지자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러나
피터 와그너 박사님이 설립한 국제사도협회(ICA) 멤버들 두 사람이 추천해서 한 사람을 데려오면 '사도'로 안수를 주고 자격증을 발급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일부 멤버들 밖에 모르지만, 도저히 사도라고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몇몇 있습니다. 정말 사도라면, 굳이 사도로 임명할 필요가
있을까요? '자칭 사도라고 하되 아니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신사도운동에서 '통치신학'이라며 7대 영역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근본적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그렇게 부르심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다수 그리스도인들은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녹아지고
섬기는 것인데, 그런 부분에서 맹점이 있습니다. 신사도운동의 번영신학에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렇듯 신사도운동에 관해 우리가 신학적으로
비판하는 일이 필요하지만, 이단시하는 것은 너무 극단적 관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운동들이 모두 의혹의 눈초리를 받는
것은 '파라처치'이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대다수가 가는 '메인 라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파라처치에 속했다 해서 로컬처치를 부인해서도 안 되고, 로컬처치에 있다 해서 파라처치를 부인할 수도 없습니다. 서로를 보완해서 우주적인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 나가는 관계입니다. '274 얼라이언스'도 이런 기존 교단 구조와 전혀 달랐습니다. 공식적인 직위도 조직도 전혀 없는
가운데 유기적으로 연합하는 관계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직이냐 운동이냐' 하는 시선을 받았지요. 조직은 눈에 확 드러나지만,
운동은 대표가 있거나 조직 구조가 아니라서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언더그라운드'나 '비주류'처럼 보이지요. 조직 구조인
교단에서는 이상해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의 집'만 해도 '경건주의'인 진젠도르프의 모라비안 운동을 그 시초로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24시간 연속 기도를 100년간 실시하면서 세계 선교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기독교 역사를 보면 기도 운동이
일어날 때 선교가 확장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파주에 있는 오산리기도원 같은 경우도 굉장히 중요한 기도 운동의 뿌리이지요.
'기도의
집'이 기존 기도원과 다른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도원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로 가는 곳이라면, '기도의 집'은 '기도하는 내
집에서 그들을 기쁘게 하리라'는 이사야 56장 말씀처럼 주님의 영광을 바라보고 그 사랑이 너무 좋기 때문에 그 앞에 머무는 개념입니다. 핵심
가치는 '주님의 아름다우심'입니다.
남녀가 서로 사랑하면 오래 함께하고 싶어지고 그래서 결혼하듯, 예수님과 사랑 안에서 사랑이 더
부어지고 계시되면서 주님을 신랑으로 발견하여 신부의 정체성을 갖고 그 사랑을 누리고 경험하다 자연스럽게 24시간 머물게 되는 것입니다.
'24시간을 돌린다'는 식이 되면 율법주의가 되겠지요. 기도가 목적이 아니라, 사랑의 관계가 깊어지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기도가 참 쉽지 않습니다.
"저도 기도가 어렵습니다. 기도에 대해 학교도 열고 강의도 하지만, '기도를 마스터한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란 마땅히 빌 바를 알지 못하는 것이지요."
-책에서 '어게인 1907 당시 부흥은 오지
않았고, 앞으로도 오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개인적 차원의 부흥이 국가적 또는 국제적 차원으로 가려면, 혼자 타오르는
불이 번져야 합니다.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부흥'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이 부어져야 일어날 수 있습니다. 부흥이 일어날 때는 일반적으로
세상의 매스컴들이 기독교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를 전달하는 통로가 될 것입니다.
어게인 1907 운동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전국적으로 계속됐고, 2007년 자발적으로 해산했습니다. 실패했다는 것이 아닙니다. 나중에 몇십 곳의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도
운동이 일어났기 때문에, 평가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 관점에서 어게인 1907 운동이 왜 일어났는가를 돌아봤을 때,
한국교회가 일제시대 때부터 국가적으로 범했던 '신사참배'를 전국적으로 회개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 전에는 한 번도 국가적 차원에서 회개한
적이 없었지만, 당시 처음으로 2007년 6월 6일 대전에서 전국적으로 모여 신사참배의 결박을 끊어냈습니다. 제게는 이것이 어게인 1907의
부르심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선조들의 죄를 회개하고 나서, 당대의 죄가 무엇인지 찾아봤을 때 '붉은 악마'가 있었습니다.
'붉은 악마'는 증산도나 샤머니즘을 배경으로 제사를 드리면서 시작된 영적 운동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단순한 축구 응원 문화로 보고
있었습니다. 지금 최순실 사건과도 연결이 됩니다. 그런 부분을 끊어내기 위해 영상을 만들어 각 도시에서 회개운동을 펼쳤습니다. 그때 일은 MBC
TV '시사매거진 2580'에도 보도가 됐습니다. 결국 붉은 악마는 대한축구협회 공식 조직이 아닌 동호회 차원으로 남게 됐습니다."
-진행교회에서는 주로 어떤 사역을 하시는지요.
"책에도 썼지만, 제게 목자적 은사는 거의 없습니다. 성도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거나 한 명씩 세세하게 양육하지 못합니다. 주일마다 어른 200여 명이 출석하시는데, 지금도 성도들을 보면서 '우리 교회 교인이
맞는지' 긴가민가할 정도입니다(웃음). 다만 우리의 부르심은 국가적인 기도, 북한을 위한 기도 등에 있습니다. 요즘에는 국가적 사건들을 놓고
기도합니다. 교인들의 필요나 지역교회 차원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의 기도가 최우선입니다."
갈망 -'갈망'이란
무엇인가요.
"사도 바울은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간다(빌 3:12)'고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갈망'이라는 차원의 정서가 자기 안에 일어나면, 사람은 그 갈망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 갈망이 자신을 사로잡아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것 자체가 하나님의 은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부으셨기에 그런 갈망이 생기는 것입니다. 정직하게 평생 하나님 앞에 타협하지 않고
주님의 부르심의 길대로 달려가려는 정직한 마음이 있다면, 부르심대로 갈망을 부으신다고 생각합니다.
갈망은 나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마음을 부어주셔서, 사로잡으시고 끌어가시는 것입니다. 전적인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저는 알미니안 전통의 성결교에서 신학
공부를 시작했지만, '하나님의 은총'과 관련해서는 철저하게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칼빈주의에 가깝습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정말 목적 없이
사는 일상에서 벗어나, 정말 가치 있는 뭔가를 위해 생명을 던질 수 있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로부터 나온다는 말씀입니다."
-그런 갈망을 부여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나님 앞에서 계속 자신의 내면을 주님의 빛 가운데 비추고,
잘못된 동기를 태워 없애야 합니다. 많은 목회자들과 교제하는 가운데, 저를 포함한 목회자들이 빠질 수 있는 우상숭배가 바로 '하나님보다 사역을
우선시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거기에 빠지지 않도록 돌아보면서, 정직하게 주님 앞에 숨어있는 동기들을 깨끗하게 내려놓고 주님의 뜻을 구하다
보면, 주님께서 각 사람에게 부어주신 독특한 데스티니와 갈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갈망이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너무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사역해 온 일련의 과정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다들 놀랍니다. 그러나 저는
하나님께서 그런 마음을 부어주셔서 따라갔을 뿐입니다. 은총이라고밖에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게 모토가 되는 말씀은 '원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달음박질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오직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음이니라(롬 9:16)'입니다. 애쓰고 노력한다
해서 되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긍휼히 여기셔서 제 삶을 은혜로 끌어가실 때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